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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년 만에 복귀해 첫 출근한 최신원 회장 "SK네트웍스, 정신 바짝 안 차리면 설자리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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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최종건 회장 동상에 절한 뒤 18층까지 오르며 임직원과 악수
"그룹 모태 반드시 회복시킬 것"



[ 송종현 / 도병욱 기자 ]
17년 만에 SK네트웍스에 복귀한 최신원 회장이 7일 서울 중구 SK네트웍스 본사로 처음 출근했다. 최 회장은 임직원에게 “개척정신과 도전정신을 회복하자”고 강조했다. 개척·도전정신은 최 회장의 부친인 고(故) 최종건 SK그룹 창업회장이 1953년 선경직물(현 SK네트웍스)을 설립하면서 내건 창업정신이다.

○“직원 사기 회복에 주력”

SK네트웍스는 최 회장 출근을 앞두고 본사 1층 로비에 최종건 창업회장의 동상을 설치했다. 최 회장은 이날 오전 10시30분께 회사에 도착해 최종건 창업회장 동상에 절한 뒤 문종훈 사장 등 임원들과 인사를 나눴다.

최 회장은 절하기에 앞서 회사 직원들에게 최종건 창업회장 동상 앞에 놓인 의자를 치우라고 지시했다. 그는 “내가 아버지 앞에서 의자에 앉을 수는 없다”며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이후 1층부터 18층까지 모든 층을 걸어서 이동하며 직원들과 일일이 악수했다.

최 회장이 이날 여러 차례 강조한 것은 ‘창업정신 회복’ ‘직원 사기진작’과 같이 정신력과 관련된 내용이었다. 최 회장은 “지금 SK네트웍스에 가장 중요한 게 직원 사기회복”이라며 “SK네트웍스는 SK의 모체이며, 모체를 반드시 회복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정신을 바짝 차리지 않으면 SK네트웍스의 설 자리는 없다”며 “하고자 하는 의욕을 갖고 뭔가 해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금 SK네트웍스에 가장 필요한 것은 정신 재무장이라고 판단해 이 같은 메시지를 던진 것이라고 회사 관계자는 전했다. SK네트웍스는 최근 수년간 실적 부진이 이어지면서 직원들의 사기가 많이 떨어졌다. 2012년 27조9355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SK네트웍스 매출은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해 작년엔 20조3558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정점이던 2011년 3459억원에서 작년에 1915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정보통신, E&C(energy&car), 상사, 패션 등 주력 사업이 국내외 경기 둔화로 모두 어려움을 겪었다. 이런 와중에 1992년 영업을 시작한 서울 광진구 워커힐 면세점사업이 지난해 말 사업권 연장에 실패했다.

최 회장은 오너 일가로 SK네트웍스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후원자’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직원과의 소통을 통해 변화를 줘야 할 부분엔 과감히 변화를 주고 잘하는 부분은 격려를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영능력 입증할까

최 회장은 1999년 SK네트웍스(당시 SK유통) 대표이사 부회장에서 물러난 뒤 2000년 SKC 대표이사 회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SKC에서 회장으로 회사를 이끌면서 자회사 경뎨?등에 발목이 잡혀 2011년 이후 어려움을 겪었다.

SKC는 영업이익이 2011년 2138억원에서 2014년 1523억원으로 감소했다. SKC는 최 회장이 실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작년 3월 대표이사에서 물러난 뒤 모회사인 SK(주)가 ‘구원투수’로 나서면서 작년엔 영업이익이 2180억원으로 반등했다.

최 회장 입장에선 SK네트웍스 대표이사 회장으로의 복귀가 자신의 경영 역량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을 지우고,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한 셈이라는 게 재계의 시각이다.

송종현/도병욱 기자 scre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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