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소 재무상, 참가 가능성 시사
[ 도쿄=서정환 기자 ] 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재무상(사진)은 20일 중국이 주도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대해 “참가를 협의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AIIB에 대한 불참 의사를 분명히 해온 일본 정부가 처음으로 참가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아소 재무상은 이날 국무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누가 대출을 결정할지 등이 매우 중요하다”며 대출 심사 기준과 의사 결정의 투명성이 확보되면 AIIB에 참여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미국과 일본은 국제사회에서 중국의 발언권이 강화될 수 있는 AIIB에 대해 부정적인 자세로 일관해 왔다. 하지만 영국 독일 프랑스 룩셈부르크 등 유럽 주요 국가가 잇따라 참여 의사를 밝히고 한국도 참여를 검토하면서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일본 내에서도 새로운 국제금융기관의 탄생에서 일본이 소외되고 일본 기업이 인프라 개발 입찰에서 불리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날 사설에서 “주요 7개국(G7) 중 4개국이 AIIB 설립을 지지하면서 미국 유럽 일본과 중국이 대치하는 구도는 완전히 무너졌다”며 “흐름이 바뀐 이상 현실적인 시각에서 중국의 구상과 마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신문은 “중국의 독주를 막기 위해 우선 공정하고 투명한 지배 메커니즘을 설계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조건이 충족된다면 일본도 참여하는 선택을 배제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참여에 신중한 입장”이라는 기존 견해를 재차 강조했다.
도쿄=서정환 특파원 ceose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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