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W NET으로 돈벌자 - 하반기 외국인 귀환 기대해볼까
네이버·엔씨소프트·LGD…최근 외국인 비중 확대
삼성전자·현대차 등 시장지배력 있는 종목도 관심…롯데케미칼은 실적회복 기대
[ 이고운 기자 ]
이달 초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인하 발표를 계기로 외국인 자금이 한국 증시에 유입될 것이란 기대가 커졌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약 3주간 시장 자금흐름은 이런 기대를 무색하게 했다. ECB 정책 효과가 한국 증시에 반영된 지난 9일부터 26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이 순매수한 금액은 3200억원대에 불과했다. 매수세도 크게 약화되고 있다. 외국인은 지난 10일 2148억원어치, 11일 1446억원어치를 순매수했으나 이후 하루 100억~300억원대 순매수에 그치며 관망세로 돌아서는 분위기다.
○바이코리아 언제쯤이나?
지난해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총 3조4000억원가량을 순매수했다. 올 들어 현재까지 외국인이 유가증권시장에서 순매수한 액수는 1조7000억원대다. 외국인이 지난해 수준만큼 추가 매수한다고 가정하면 앞으로 1조7000억원이 더 들어올 수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ECB 정책 효과에 따른 유럽계 자금 유입 시기는 당초 예상보다 늦어질 수 있다고 본다. 이경수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유럽계 자금이 기존 장기대출프로그램(LTRO) 자금을 상환한 후에야 본격적으로 한국 등 이머징 국가에 들어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또 “미국계 자금은 양적완화 축소(테이퍼링) 효과로 비(非) 달러 자산 투자에 소극적일 수 있어 미국·유럽계 자금이 본격적으로 들어오는 시기는 올 4분기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조용준 하나대투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한국 기업들의 2분기 실적 전망이 좋지 않아 외국인 자금의 한국시장 선호가 약해졌다”며 “정부의 경기부양 정책 등으로 기업 실적 전망이 좋아지면 3분기 말에서 4분기에는 외국인 자금 유입을 기대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선택 종목은?
그간 코스피지수 2000 돌파는 외국인이 키를 잡아왔다. 외국인 매수가 강하게 들어올 때 한국 증시 역시 반등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았다. 외국인이 한국 증시에 미치는 영향력이 더욱 커지고 있다는 점에서 외국인이 관심을 갖는 종목에 올라타는 투자전략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외국인이 한국 증시 전반에 대해 자신없어 하는 시황에서도 보유 비중을 늘리는 종목이 수혜주가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배성진 현대증권 연구원은 “박스권 장세에서 전체 거래대금은 줄었지만 외국인 매매는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되면서 한국 증시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며 “최근 외국인이 비중을 확대하고 있는 SK하이닉스, 네이버, 엔씨소프트, LG디스플레이 등 정보기술(IT)업종과 신한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등 은행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일례로 SK하이닉스의 외국인 지분율은 올초 42.82%에서 현재 48.8%까지 높아졌다.
한국경제TV 와우넷 파트너인 장태웅 대표도 “하반기 한국 증시를 견인할 주체는 외국인과 연기금이기 때문에 이들이 선호하는 업종 대표주의 수익률이 가장 좋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비빌 언덕은 실적
전문가들은 최근 한국 증시 부진의 가장 큰 원인으로 2분기 실적 불안을 꼽고 있다. 한국 증시 대장주인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잇달아 하향 조정되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되고 있다는 것이다. 원인이 실적 부진이라면 투자 대안은 반대로 실적 개선으로 잡아야 한다.
용대인 동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등 선진국 경기 개선의 낙수효과가 본격화하면 한국 기업의 이익 개선 기대로 연말까지 고점을 높여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창목 우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수출금액이 증가세로 돌아서면서 연간 순이익 개선 가능성도 높아졌다”며 “삼성전자, 현대차 등 압도적인 시장 지배력이 있는 종목들이 하반기에 각광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경제TV 와우넷 파트너인 안인기 대표는 “실적이 개선되는 경기민감주를 외국인이 매수할 가능성이 높고 이를 따라가는 투자전략이 유효할 것”이라며 “하반기 실적 회복 기대가 있는 롯데케미칼 등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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