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이 '실탄'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회장 구속과 실적 부진으로 회사채 발행을 미뤄왔던 CJ그룹 계열사들이 기업자금 시장에 돌아왔다. 계열사들이 잇따라 자금 조달에 나선 것을 두고 주춤했던 해외사업 및 인수·합병(M&A) 작업이 재개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CJ의 회사채 발행은 4개월 만에 본격화되고 있다. 지난달 CJ대한통운을 시작으로 이달 들어 다른 계열사들도 회사채 발행 대열에 줄을 섰다.
지난달 10일 CJ대한통운은 3년, 5년, 7년 만기 회사채를 각각 1700억 원, 700억 원, 600억 원 어치 발행했다. 이달에는 CJ CGV와 CJ오쇼핑, CJ E&M 등이 회사채 발행을 계획하고 있다. CJ CGV와 CJ오쇼핑은 오는 25일 각각 300억 원, 500억 원 규모의 회사채를 판매할 예정이다.
기업어음(CP) 발행에도 적극적이다. CJ헬로비전은 지난 2일 4년 만기 CP를 1500억 원 규모로 발행했다. CJ CGV도 14일 3년 만기 CP를 200억원 어치 내놨다. CJ푸드빌은 지난달 12일부터 이달 11일까지 850억 원 규모의 CP 발행에 나섰다.
시장에선 CJ가 자금 확보를 통해 글로벌 사업과 해외업체 M&A 작업을 재가동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CJ는 올해 물류, 사료사업 등 상당 부문에서 해외 M&A 계획을 갖고 있었으나 대부분 보류됐다. 사업을 공격적으로 단행할 오너가 자리를 비우면서 해당 사업에 실리는 힘이 약해졌다. 지난 7월 미국의 한 물류업체 인수전에 뛰어들었다가 실패한 바 있다.
강은표 삼성증권 연구원 "CJ의 경우 해외업체 M&A에 주력해 왔지만 오너 리스크로 잠시 추춤했다" 며 "이번 자금 조달을 통해 해외 물류업체 인수를 다시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간 해외 M&A 사업은 적자를 내면서 했다" 며 "이제 수익성 고려하면서 추진하겠다는 뜻으로도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CJ의 자금 확보는 만기일을 앞둔 회사채 상환을 위한 것이란 해석도 있다. 정선섭 재벌닷컴 대표는 "CJ가 3~4년 전부터 기업 인수를 확대해 회사채 발행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 며 "기존 회사채의 만기 도래에 따라 상환 발행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 대표는 "한 해 CJ의 만기 도래 회사채 규모는 5000억~6000억 원 수준" 이라면서도 "그룹 전체의 수익은 연간 9000억~1조 원 정도로 금융부담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ali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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