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중국이 군사훈련을 훈련이라 못 부르는 4가지 이유 있다"
"시진핑, 트럼프 2기 행정부와 표면적 평화 유지 등 의도" 분석
(타이베이=연합뉴스) 김철문 통신원 = 중국이 최근 비행제한구역 7곳을 설정하는 등의 군사적 압박을 가하면서도 이를 훈련이라고 밝히지 못하는 4가지 이유가 있다는 대만 국가안보 관계자의 분석을 자유시보와 연합보 등 대만언론이 11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대만 국가안보 관계자는 이번 중국의 압박이 지난 1996년 대만의 첫 총통 직접 선거 당시 민진당 지지 성향의 리덩후이 당선을 막기 위한 제3차 대만해협 위기 이후 최대 규모의 해상 군사 움직임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중국군의 이번 훈련 규모가 2차례의 대만 포위훈련인 '연합훈련 리젠(利劍·날카로운 칼)-2024'과 2022년 8월 낸시 펠로시 당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직후 중국이 벌였던 대만 포위 군사훈련 때를 넘어섰다고 말했다.
그런데도 중국이 훈련이라고 발표하지 않는 이유는 ▲내년 1월 출범하는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와의 표면적인 평화 상황 유지 ▲양안 기업가 정상회의, 대만 타이베이·중국 상하이 도시 포럼 등 통일전선전술 행사 ▲ 기상악화로 인해 최적의 훈련 시간대를 놓친 점 ▲ 중국군 서열 5위 먀오화 중국 중앙군사위 위원의 낙마로 인한 내부 동요 차단 등이라고 풀이했다.
다른 관계자는 중국군이 이 정도 규모의 군사력을 배치하는 데 약 70일 정도 걸린다면서 라이 총통의 남태평양 순방은 핑계에 불과하고 내년 1월 정권 교체를 앞둔 미국에 전략적 압박을 가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중국이 미국 외에 한국, 일본, 필리핀 및 남태평양 국가 등에 대한 압박에 나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만 국방부의 제르성 정보참모 차장(중장)은 중국이 훈련 규모를 공식적으로 발표하고 있지 않지만, 해당 범위가 약 1천km에 달한다고 밝혔다.
그러므로 중국 함선의 움직임은 대만뿐만 아니라 서태평양까지 범위를 넓혀 외국 군대를 견제할 수 있음을 밝힌 것이라면서, 대만의 관할권 주장을 무력화하여 '대만해협의 내해화(內海化)'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대만군은 9일 중국군이 중국 연안 지역에 비행제한구역 7곳을 설정하고 대만 인근 해역에 해군 약 60척과 해경국 함정 약 30척 등 총 90척을 파견하는 등 '회색지대 도발'을 하고 있다며 경계 태세를 최고 수위로 높이고 대응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라이칭더 총통은 전날 대만 민주기금회가 북부 타이베이에서 개최한 '아시아민주인권상' 시상식에서 "대만이 민주를 수호하는 최전선에서 지속적으로 대만의 민주 방어 능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만 국방부는 전날 오전 6시부터 24시간 동안 대만 주변 공역과 해역에서 중국군 군용기 53대와 군함 11척 및 공무 선박 8척을 각각 포착했으며, 이 가운데 군용기 23대가 대만해협 중간선을 넘어 북부, 서남 및 동부 공역에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대만언론은 대만군이 전날 야간부터 남부 핑둥의 바오리산 3군 연합작전 훈련기지에서 육군기계화보병 269여단 위주로 지상 작전부대, 포병부대가 합동 실사격 훈련인 롄융훈련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롄융훈련은 중국군 침공에 대비한 대만의 연례 군사훈련인 한광(漢光) 훈련 다음의 큰 규모다.
jinbi1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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