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트럼프 대비' 134조원 우크라 군사지원 패키지 추진
'트럼프 우크라 버릴라'…지원 통제권도 미국→나토 이전
원안 확정여부는 불투명…친러 동맹국 물타기 가능성 다분
(서울=연합뉴스) 김계환 기자 =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재집권을 대비한 134조원 규모의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 패키지를 추진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나토는 창설 75주년을 맞아 이날부터 이틀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외무장관 회의에서 향후 5년간 1천억달러(약 134조2천500억원) 규모의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 패키지에 대한 논의에 들어간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이 제안한 군사 지원 패키지는 나토 32개 회원국이 향후 5년에 걸쳐 1천억달러 규모의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 자금 조성을 요구하고 있다.
또한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처음으로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을 관리하는 '우크라이나 방위 연락 그룹'(UDCG)의 통제권을 나토가 미국으로부터 넘겨받는다는 계획도 포함돼 있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이번 군사 지원 패키지가 트럼프 재집권 시 나타날 수 있는 "정치적 변화의 바람"으로부터 우크라이나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고 외교관들은 전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을 위해 600억달러(약 80조9천820억원)를 요청했으나 공화당의 반대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재집권에 도전하고 있는 트럼프는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에 공개적으로 반대하고 있다.
많은 동맹국은 이를 트럼프 재집권 시 나타날 미국의 우크라이나 정책 변화를 미리 보여주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나토 관리들은 스톨텐베르그 총장의 제안 내용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은 채 이번 외무장관 회의에서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이 논의될 것이라면서 7월 정상회의 전까지 이런 논의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나토 외교관들은 지원자금 조달 방법과 회원국 간 부담 비율 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 패키지가 승인되려면 32개 회원국 모두의 찬성이 필요하며 논의과정에서 규모가 축소될 가능성도 있다고 나토 외교관들은 내다봤다.
나토 외교관들은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에 반대하고 있는 헝가리 등은 이번 군사 지원 패키지에도 반대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 외교 소식통은 스톨텐베르그 총장의 제안이 매우 초기 단계여서 회원국들의 추가 정보 제공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나토의 UDGC 통제권 확보에 대해서도 아직 결정된 것이 없는 상태라고 전했다.
또 다른 외교관도 트럼프 재집권에 대비할 방법은 그래도 좀 있으나 트럼프 리스크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없다면서 나토가 제시한 1천억달러 역시 지나치게 낙관적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번 외무장관 회의에서는 오는 10월 임기가 끝나는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 후임 선정을 위한 논의도 이뤄진다.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가 미국과 프랑스, 영국, 독일을 포함해 회원국 90%의 지지를 받으면서 유력한 차기 사무총장 후보로 꼽히고 있다.
그러나 헝가리와 루마니아 등이 반대 의사를 굽히지 않고 있어 최종 선임까지는 시간이 좀 더 걸릴 것으로 나토 외교관들은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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