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관영지, 시진핑 '러·우크라 중재자' 역할 강조
"종파적 갈등 없어 사우디·이란 설득보다 쉬울 것"
(베이징=연합뉴스) 한종구 특파원 =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러시아를 찾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만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중국 관영매체가 시 주석의 우크라이나 전쟁 중재 가능성을 언급했다.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15일 '테헤란과 리야드 관계 재개에서 중국의 경험은 세계의 다른 분쟁 중재에 도움이 된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시 주석의 '중재자' 역할을 강조했다.
신문은 중국이 최근 중동의 앙숙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 대표를 자국으로 불러 양국의 국교 정상화를 중재했다는 점을 강조하며 이 경험은 우크라이나 사태를 포함한 세계의 갈등을 중재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국 외교부는 시 주석의 러시아 방문에 대해 언급을 피하고 있지만, 당국의 입장을 대변하는 관영매체가 중재자 역할을 강조함에 따라 러시아 방문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진다.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를 통해 국가 주석 3연임에 성공한 시 주석이 중동에 이어 우크라이나 전쟁 중재까지 손을 뻗으며 국제사회에서 존재감을 키우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추이헝 화둥사범대 러시아연구센터 연구원은 이 매체에 "러시아·우크라이나 분쟁을 중재하는 것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의 외교관계 재개 설득보다 쉬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의 문제는 종파적·지정학적 갈등 등이 복잡하게 얽혀 있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사이에는 종파적 갈등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그는 "러시아·우크라이나 갈등의 본질은 미국이 주도하는 서방의 팽창과 러시아의 안보 및 세력균형 요구의 지정학적 대립"이라며 "우크라이나는 서방의 대리인으로서 러시아와 맞서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가 독립적·실용적으로 결정하고 미국이 러시아와의 대화에 참여하기만 하면 협상의 여지가 있다고 강조했다.
글로벌타임스는 "중국은 글로벌 안보 구상의 정신에 따라 중국식으로 할 것"이라며 "단순히 한 쪽이 다른 쪽을 압박하는 것을 돕기보다는 중립적이고 공정한 태도를 유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로이터 통신은 시 주석이 이르면 다음 주 러시아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회담할 계획이라고 사안에 정통한 복수의 익명 인사를 인용해 13일 보도했다.
또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같은 날 시 주석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화상 회담을 할 계획이라고 역시 익명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시 주석의 우크라이나 분쟁 중재 가능성에 대해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한 중국 입장의 핵심은 평화를 권하고 협상을 촉구하는 것"이라며 "국제사회와 함께 계속 정치적 해결을 위해 건설적 역할을 할 것"이라며 원론적 입장을 강조했다.
j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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