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정부, 저소득층 주택담보대출 부담 낮춘다…보험료 인하 계획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미국 정부가 저소득층의 주택 구매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정부가 보증하는 주택담보대출(모기지) 보험의 보험료를 인하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1일(현지시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연방주택관리국(FHA)이 생애 첫 주택 구매자들과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한 주택담보대출 보험료를 낮춰주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조치로 해당 보험을 이용해 27만 달러(약 3억5천만원)를 대출받은 경우 월 70달러(약 9만원) 정도의 보험료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대출자는 자신이 돈을 갚지 못할 경우 대출한 금융기관의 손해를 막기 위해 FHA 보험에 가입하는데, 이 보험이 없었다면 대출이 어려웠을 저소득층의 대출 접근성을 개선하는 기능을 한다.
하지만 법적으로 2% 위면 되는 FHA 보험 기금의 자본준비금 비율이 지난해 11월 11%에 이를 정도로 보험료가 너무 높다는 지적이 주택담보대출 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게다가 부동산 중개업체 레드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주택을 매수하면서 이 보험에 가입한 사람이 2020년 5월 이후 가장 많은 6명 중 약 1명에 달할 정도로 최근 주택 구매 시 해당 보험 활용이 늘어난 상황이다.
FHA 국장을 지낸 뒤 주택담보대출 업계에서 컨설팅을 하는 데이비드 스티븐스는 보험료 인하에 대해 "봄 주택구매 성수기가 오는 가운데 더 많은 구매자에게 분명히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보험료 인하를 위해 로비활동을 해온 한 업계 단체 관계자는 "소수자·저소득층 대출자들이 주택 보유 비용 문제로 전례 없는 어려움에 직면한 가운데, 행정부가 이들을 도울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방법이 보험료 인하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미국 집값은 코로나19 확산 시기에 급격히 늘어난 유동성과 신규주택 부족 상황 속에 급등했다.
하지만 지난해 공격적인 금리 인상 여파로 주택 수요가 크게 위축됐고, 역대 최고 수준으로 높아진 집값에 대출 금리까지 치솟으면서 수요자들의 주택 매수 여력은 매우 축소된 상태다.
이날 미 부동산중개인협회(NAR) 발표에 따르면 1월 기존주택 매매 건수가 전월보다 0.7% 감소, 1999년 통계 집계 시작 후 최장인 12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지난달 거래된 기존주택 중위가격은 35만9천 달러(약 4억7천만원)로 전월보다 2%가량 떨어졌으며, 전월 대비로는 지난해 6월 역대 최고가(41만3천800달러)를 찍은 뒤 7개월 연속 하락했다.
카멀라 해리스 미 부통령이 22일 이러한 정책 변화를 발표하고 다음 달 시행할 예정이라고 소식통들은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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