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오래 지속, 치매 예방에 도움"
(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오랫동안 결혼 상태(marital status)를 유지하는 것이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노르웨이 보건 연구원의 비에른 스트란드 교수 연구팀이 성인 8천700여 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헬스데이 뉴스(HealthDay News)가 7일 보도했다.
연구팀은 이들의 결혼 상태를 44~68세까지 추적하면서 결혼 상태가 70세 이후 치매 위험과 연관이 있는지를 분석했다.
연구 기간에 이들 중 12%가 치매, 35%는 경도인지장애(MCI: mild cognitive impairment) 진단을 받았다.
MCI는 기억력 등의 인지기능이 같은 연령대의 다른 노인들보다 떨어진다는 것을 본인도, 주변 사람들도 모두 인정하지만,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데 큰 지장이 있을 정도는 아닌 상태를 말한다. 그러나 경도인지장애는 치매로 이행될 가능성이 크다.
분석 결과 결혼 상태는 치매와 분명한 연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MCI와는 그리 큰 연관이 없었다.
치매 발생률은 결혼 상태를 오래 유지한 노인이 11%, 이혼한 노인은 12%, 결혼하지 않은 독신 노인은 14%로 나타났다.
교육 수준, 생활 습관 등 치매 위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들을 고려했을 때 이혼 노인은 결혼 상태를 지속한 노인에 비해 치매 발생률이 50%, 독신 노인은 73%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혼하거나 결혼하지 않은 독신 노인이 치매 위험이 큰 이유는 알 수 없으나 독신 노인의 경우 자녀가 없다는 것과 상당한 연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이유는 자녀가 있으면 그만큼 인지기능을 더 많이 써야 하기 때문으로 생각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를테면 자녀가 없다면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을 하게 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다시 말해 자녀가 있는 것이 '인지 예비능'(cognitive reserve)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인지 예비능이란 뇌의 노화에 대비해 평소에는 사용되지 않는 뇌의 대체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능력으로 치매 발병을 늦춘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이 연구 결과는 '노화와 건강 저널'(Journal of Aging and Health) 최신호에 실렸다.
s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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