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이제 러시아 필요없다" 에너지 완전 다각화 선언
재무장관 자평…"글로벌 시장 통해 '미래의 힘' 구축중"
미 IRA엔 "무역전쟁 없어야…기업 세제혜택 등 협상 기대"
(서울=연합뉴스) 최재서 기자 = 독일이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꾸준히 에너지원을 다각화해 더는 러시아에 의존하지 않을 수 있게 됐다고 독일 재무 당국이 주장했다.
크리스티안 린드너 독일 재무장관은 18일(현지시간) 스위스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서 진행된 영국 BBC와의 인터뷰에서 "작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에너지 인프라를 완전히 다각화했다"고 말했다.
그는 "독일은 새로운 에너지원을 찾았다"며 "여전히 에너지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기는 하지만, 러시아 수입이 아닌 글로벌 시장으로부터의 수입"이라고 강조했다.
독일 가스 수입의 절반, 석유 수입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해오던 러시아는 제재에 대한 보복성 조치로 작년 8월 유럽으로 가는 가스관을 차단했다.
이로 인해 사실상 유럽 전역에 에너지 위기가 닥치면서 러시아로부터의 에너지 독립을 노리는 각국 노력이 이어져 왔다.
독일은 석탄 발전시설 재가동, 탈원전 계획 중단, 노르웨이·미국 등에서의 천연가스 수입량 증대 등 방식으로 대응했다.
린드너 장관에 따르면 새로운 액화천연가스(LNG)터미널은 약 8개월 만에 완공됐고, 추가 인프라 투자도 예정돼 있다.
그는 "이는 독일 정책의 엄청난 변화 가운데 하나일 뿐"이라며 "메르켈 총리 시대 이후 우리는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 시대(메르켈 총리 시대)에는 과거의 힘에 주목했다면, 지금 우리는 미래의 힘을 키우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관련해 린드너 장관은 "유럽연합(EU)과 미국 간 무역전쟁이 일어나지 않길 바란다"고 우려했다.
IRA는 미국이 자국 친환경 산업에 약 3천700억 달러를 투입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데, 외국산 전기차는 감세 혜택에서 제외될 소지가 있어 논란이 됐다.
이에 프랑스는 유럽산에 혜택을 주는 정책으로 대응하자고 제안했고, EU 측도 최근 '결단력 있는 조치'를 약속하는 등 반발은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린드너 장관은 "더 많은 보조금을 줄 수도 있는 이들과는 어떠한 종류의 경쟁도 피해야 한다"며 "절대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라고 말했다.
서로 보조금을 주지 않는 방향으로 가기보다, 양측이 기업 세제 혜택을 논의하거나 새로운 무역 협상을 발전시키길 바란다는 설명이다.
린드너 장관은 이날 독일 경제 상황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도 제시했다.
그는 독일 물가 상승이 지난해 정점을 찍었다는 몇 가지 근거가 있다며 "세계 경제와 유럽 경제가 생각보다 빠른 회복세를 보일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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