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폭락으로 큰 손실 본 머스크, 증권사기재판까지 '3중고'
샌프란 법원, 테슬라 상장폐지 트윗 관련 배심원단 재판 진행
법원, '거짓 트윗' 예비 판단…전문가 "머스크에 힘든 싸움"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정윤섭 특파원 =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5년 전 올린 회사 상장폐지 트윗 소동을 놓고 주주들이 증권사기 혐의로 집단소송을 제기함에 따라 미국 법정에서 이 사건에 대한 재판이 시작된다.
16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법원에 따르면 오는 18일 배심원단 선발을 시작으로 다음 달 1일까지 머스크의 증권사기 혐의를 둘러싼 재판이 진행된다.
이번 재판은 2018년 8월 7일 머스크가 올린 두 문장짜리 트윗에서 시작됐다.
당시 머스크는 "테슬라를 주당 420달러에 비상장 회사로 전환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자금은 확보됐다"는 트윗을 올렸다. 하지만, 머스크는 자금 확보 실패를 사유로 얼마 뒤 테슬라 상장폐지를 백지화했다.
이 트윗 소동으로 테슬라 주가는 2018년 8월 7일∼17일 급등락했다. 당시 주가 변동으로 테슬라 시장가치는 최고점 대비 140억 달러 감소했다.
이에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이 사안을 조사한 뒤 머스크를 증권사기 혐의로 고소했고 이후 머스크는 SEC와 합의를 봤다.
그러나 일부 테슬라 주주들은 머스크의 사기로 수십억 달러 투자 손실을 봤다며 그와 테슬라 이사진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집단소송을 제기했다.
이어 작년 4월 해당 재판을 맡은 샌프란시스코 법원의 에드워드 첸 판사는 머스크의 상장폐지 트윗이 거짓 진술이었다는 예비 판단을 내리고 올해 1월 배심원단 재판에 착수하겠다고 공지했다.
이에 머스크는 최근 샌프란시스코 배심원과 지역 언론이 자신에게 적대적이라고 주장하면서 텍사스주에서 재판을 받게 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으나, 첸 판사는 이를 거부했고 기존에 예고한 일정대로 배심원단 재판을 진행하기로 했다.
이번 재판의 핵심은 5년 전 머스크 트윗의 진실성 여부다.
머스크는 2018년 테슬라의 비공개 회사 전환을 실제로 고려했고, 이를 위한 자금 확보도 가능할 것으로 믿었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당시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로부터 자금 지원을 약속받았으나 뒤통수를 맞는 바람에 상장폐지가 불발된 것이고 주주들을 고의로 속인 게 아니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번 재판은 머스크에게 불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펜실베이니아대 질 피시 증권법 교수는 샌프란시스코 법원이 머스크의 트윗에 대해 거짓 진술이라는 판단을 내렸던 점에 비춰볼 때 머스크가 힘든 싸움에 직면해있다고 진단했다.
이번 재판에선 미디어 재벌 루퍼트 머독의 차남인 제임스 머독 테슬라 이사, 머스크의 동생이자 이사회 멤버인 킴벌 머스크, 오라클 창업자 래리 엘리슨 등이 증인 명단에 올랐다.
AP 통신은 머스크와 가까운 유명 인사들이 법정에 출석할 경우 이들의 증언을 통해 머스크의 경영 스타일을 살펴보는 기회도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jamin7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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