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전파력 최강" 오미크론 XBB.1.5 하위변이 위험성은
(서울=연합뉴스) 전명훈 기자 = 최근 일부 국가에서 우세종으로 자리잡은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의 하위 변이 'XBB.1.5'가 실제로 얼마나 위험한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BBC방송 등에 따르면 세계보건기구(WHO)의 마리아 밴커코프 선임 역학담당관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XBB.1.5에 대해 "지금까지 나타난 오미크론 하위 변이 가운데 전파력이 가장 강하다"고 말했다.
WHO는 전파력이나 중증도가 기존과 크게 달라지는 변이에 그리스 알파벳으로 새 이름을 붙인다. 그동안 코로나19는 알파, 베타, 감마, 델타 등으로 모습을 바꾸며 전 세계를 괴롭혔다.
2021년 말부터는 전파력이 매우 높지만 중증도가 다소 낮은 오미크론이 '선조' 격인 다른 변이를 압도하고 전세계에서 확산을 주도하는 우세종이 됐다.
XBB.1.5는 큰 틀에서 오미크론의 특성을 그대로 보유하고 있어 새로운 이름이 아닌 복잡한 알파벳 코드명으로 불린다.
XBB.1.5는 역시 오미크론 하위변이인 XBB에서 더욱 '진화'한 형태다. XBB.1.5가 가진 'F486P'라는 유전변이는 바이러스가 인체의 면역력을 회피하는 동안에 목표 세포에 더 강력하게 달라붙을 수 있게 해준다. XBB.1.5의 강력한 전파력이 여기에서 나온다.
영국의 종합 생명과학 연구소인 웰컴생어연구소의 유언 해리슨 박사는 누군가가 2가지 오미크론 하위변이에 동시에 감염된 것을 계기로 XBB.1.5가 생겨났을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그는 BBC방송에 "바이러스 하나의 유전자 특성과 다른 바이러스의 유전자 특성이 하나로 합쳐져 그게 계속 전파됐다"고 분석했다.
미국에서는 XBB.1.5가 이미 우세종으로 자리 잡았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자료를 보면 작년말 기준 미국 전체 코로나19 확진자의 44%가 XBB.1.5에 감염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같은 달 초 4%에 불과했다. 12월 3추자만 해도 26%에 불과했으나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세계 어느 나라라도 이런 상황이 나타날 수 있다. 실제 우리나라에는 이미 이달 초 다수의 XBB.1.5가 유입된 사실이 확인됐다.
WHO는 XBB.1.5가 기존에 유행하던 다른 코로나19 변이와 비교했을 때 '성장 우위'를 갖고 있다고 분석한다. 다른 변이보다 확산 속도가 빨라 우세종 지위를 차지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XBB.1.5가 한 국가의 보건체계를 무너뜨릴 정도로 위험한 변이인지에 대해서는 고개를 젓는 전문가들이 많다.
코로나19 백신으로 면역력을 확보한 경우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돼도 중증 진행을 상당 부분 막아줄 수 있는데, XBB.1.5가 이런 백신 방어력을 돌파할 수 있다는 근거는 아직 나타나지 않아서다.
밴커코브 WHO 선임역학자는 "앞으로 전세계에서 추가 유행이 일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도 "그렇다고 이런 위험을 사망자 급증 가능성으로 해석할 필요는 없다. (백신, 치료제 등으로) 우리도 계속 대응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만 기저질환을 가진 고위험군이나 백신 접종의 혜택을 받을 수 없는 면역저하자 등에게는 XBB.1.5가 위험요소로 꼽힐 수 있다.
데이비드 헤이먼 런던위생열대의학대학원 교수는 "백신 접종률이 높은 국가에서는 XBB.1.5가 중대한 문제를 일으킬 것으로는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백신 접종률이 낮고 코로나19 노출이 적어 자연면역력이 떨어지는 중국에 대해서는 우려감을 드러내며 "중국은 확진자 임상 정보를 공유해야 한다. 면역이 없는 사람들에게 이 변이가 어떻게 활동하는지 파악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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