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경찰, 러 재벌 아브라모비치 자산 불법수색했다가 손해배상"
(서울=연합뉴스) 유철종 기자 = 영국 저지섬 경찰이 러시아 재벌이자 영국 프로축구팀 첼시 전 구단주 로만 아브라모비치(55) 소유로 알려진 부동산을 대상으로 불법 압수수색을 벌였다가 뒤늦게 잘못을 인정하고 피해 배상을 약속하는 소동이 벌어졌다고 로이터 통신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4월 저지 법원은 아브라모비치와 관련된 70억 달러(약 9조3천억 원) 상당의 자산에 동결령을 내렸다.
뒤이어 저지 경찰은 아브라모비치와 연계된 의혹을 받는 부동산에 대해 압수수색을 벌였다.
자산 동결과 압수수색의 원인이 된 아브라모비치의 범죄 혐의가 무엇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이후 압수수색을 당한 부동산 관련 업체들이 수색영장의 합법성에 이의를 제기했고, 지난 9일 저지 경찰은 영장을 불법적으로 확보했다고 시인했다.
저지 경찰은 불법 압수수색으로 인한 피해를 배상하고, 수색 과정에서 압수된 모든 문서 사본을 파기하며, 아브라모비치에게도 사과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아브라모비치의 대변인은 "저지 경찰이 불법적이고 근거없는 수색과 관련해 잘못을 인정한 것이 기쁘다"는 반응을 내놨다.
아브라모비치는 1991년 옛 소련 붕괴 후 혼란기에 엄청난 돈을 번 러시아 '올리가르히'(신흥 재벌) 가운데 한 명이다. 미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그의 자산을 87억 달러로 추산했다.
지난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미국과 영국은 아브라모비치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연계된 '친크렘린계 올리가르히'로 규정하고 제재를 가했다.
그는 영국의 제재에 따른 압박으로 2003년부터 소유해온 첼시 구단을 지난 5월 매각하기도 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아브라모비치가 러시아에 포로로 붙잡힌 영국인들의 석방을 주선하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평화협상 중재를 시도하는 등 분쟁 해결에 긍정적 역할을 했다는 주장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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