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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 내년 성장률 전망 1.8%로 낮춰…물가 상승률 2.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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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 내년 성장률 전망 1.8%로 낮춰…물가 상승률 2.2%→3.2%
금융연구원 제외 가장 낮은 성장률 제시…"수출 둔화·투자 부진"
근원물가 상승률 2.4%→3.3%…에너지 등 물가 상승 요인 파급 효과



(세종=연합뉴스) 곽민서 박원희 기자 = 국책연구원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내년 우리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2.3%에서 1.8%로 하향 조정했다.
수출 증가세가 크게 감소하고 투자 부진도 계속되면서 한국 경제가 잠재성장률을 밑도는 경기 둔화 국면을 맞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에너지·곡물 등 원자재 가격 상승의 파급 효과를 반영해 내년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2.2%에서 3.2%로 올려 잡았다.

◇ 내년 성장률 전망치 1.8%…"잠재성장률 2% 하회"
KDI는 10일 발표한 '2022년 하반기 경제전망'에서 내년 경제 성장률을 1.8%로 예상했다.
이는 KDI가 지난 5월 상반기 경제전망에서 제시한 2.3%에서 0.5%포인트(p) 하향 조정된 수치다.
최근 주요 기관들이 제시한 전망치 중에서는 한국금융연구원(1.7%)을 제외하고는 가장 낮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1.8%),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1.9%) 등이 내년 한국경제 성장률을 1%대로 전망한 바 있으며, 한국경제연구원도 세미나에서 성장률 전망치로 1.9%를 언급했다.
국제통화기금(IMF·2.0%), 경제협력개발기구(OECD·2.2%), 아시아개발은행(ADB·2.3%) 등 국제기구는 우리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2% 초반대로 제시했다.
2%에 미치지 못하는 성장률은 코로나19가 확산한 2020년(-0.7%),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친 2009년(0.8%),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5.1%), 2차 오일쇼크의 영향을 받은 1980년(-1.6%) 등을 제외하고 기록한 적이 없다.
국책연구원의 1%대 전망은 한국경제가 맞이한 복합위기의 심각성을 보여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와 한국은행은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2.5%, 2.1%로 제시한 바 있는데 향후 이를 낮출 것으로 예상된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1%대 성장률의 의미에 대해 "경제성장률만 갖고 경기 국면을 판단하는 건 아니지만 잠재성장률이 대략 2% 내외라면 1.8%는 그보다 하회하는, 그래서 내년에는 '경기 둔화 국면이다' 이렇게 진단했다"라고 설명했다.
KDI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2.8%에서 2.7%로 소폭 하향 조정했다.



◇ 세계 경제 둔화에 수출 1.6% 증가에 그쳐…설비·건설투자 부진 지속
KDI는 한국 경제의 주요 버팀목인 총수출의 증가율이 내년에 1.6%(물량 기준)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올해 예상되는 수출 증가율(4.3%)을 크게 밑도는 수치다.
코로나19에서 벗어나 국가 간 인적 이동이 늘어나며 서비스 수출이 회복되지만, 세계 경기 둔화로 상품 수출이 부진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KDI는 IMF의 전망을 인용해 내년 세계 경제 성장세가 둔화할 것을 전제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IMF는 내년 세계 경제가 통화 긴축 기조와 중국의 경기침체 가능성으로 2.7%의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KDI는 내년 민간소비의 경우 3.1%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5월 제시한 전망치(3.9%)에서 0.8%p 낮췄다.
고물가에 따른 실질 구매력 저하와 시장금리 상승으로 올해 예상되는 증가율(4.7%)보다 둔화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설비투자는 반도체 경기 둔화와 대외 불확실성의 증가로 0.7% 증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건설투자는 주택시장 부진, 자금조달 여건 악화의 영향으로 내년 증가율을 0.2%로 제시했다.
경상수지는 올해(230억달러)보다 흑자 폭이 축소된 160억달러 흑자를 전망했다.
수출 둔화에도 국제유가 안정으로 교역조건이 개선되며 상품수지 흑자액(170억달러)이 올해(114억달러)보다 소폭 확대되지만, 해외여행 본격화 등으로 내년 서비스·본원·이전소득수지는 11억달러 적자를 보일 것으로 KDI는 예상했다.



◇ 내년 물가 상승률 2.2%→3.2%, 물가안정목표 상회
KDI는 내년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3.2%로 예상했다. 지난 5월 전망치(2.2%)보다 1.0%p 올렸다.
KDI의 물가 전망치는 정부(3.0%)보다는 높고 IMF(3.8%), 한국은행(3.7%) 등보다는 낮은 수치다.
국제 유가가 안정되면서 내년 물가 상승률이 올해 전망치(5.1%)보다 낮아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KDI는 국제 유가가 두바이유 도입단가 기준 올해 배럴당 98달러에서 내년 84달러로 15%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KDI의 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여전히 한국은행이 물가안정목표로 내세운 2%를 웃도는 수치다.
정규철 실장은 "국제 유가를 하향 조정했는데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상향 조정해 어긋나 보일 수 있지만, 에너지 가격이나 곡물 가격이 생각했던 것보다 경제에 많이 파급되는 것으로 보여 그런 점을 반영했다"며 "(공급 측 충격이) 장기화하면서 근원물가에도 많이 파급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KDI는 변동성이 큰 식료품·에너지 등을 제외한 근원물가는 내년 3.3%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종전 전망치(2.4%)보다 높은 것으로 연간 소비자물가 전망치(3.2%)를 웃돈다.


◇ "스태그플레이션은 아냐…세계 경기 위축 시 경기 둔화 심화 우려"
KDI는 최근 경기가 둔화하고 물가가 높은 국면이긴 하지만, 스태그플레이션(고물가 속 경기침체)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정규철 실장은 "(경제의) 방향성 자체는 스태그플레이션이 맞다"면서도 "내년도에 경기 침체까지는 아니고 경기 둔화 정도이고, 물가상승률도 연간 3.2%지만 하반기로 가면 2.5%기 때문에 이것만 가지고 스태그플레이션이라 분명히 말하긴 어렵다"고 밝혔다.
다만 미국의 금리 인상 가속화가 이어지고 세계 경기가 크게 위축된다면 한국 경제의 성장세가 더욱 둔화할 위험이 있다고 KDI는 진단했다.
중국 경기가 '제로 코로나' 정책과 부동산 시장 등으로 급락하는 경우도 한국의 수출과 제조업에 악영향을 끼치는 위험 요인이다.
대내적으로는 기준금리의 가파른 인상, 금융시장의 신용 경색 등이 위험 요인으로 거론됐다.
KDI는 "우크라이나 사태의 악화 등으로 원자재와 곡물 가격이 급등할 경우 전 세계적으로 물가 상승 압력과 경기 둔화 압력이 가중될 가능성이 있다"라고 밝혔다.

encounter24@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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