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수출, 美·유럽 상대로는 줄고 러시아는 늘고…탈동조화 가속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중국의 미국·유럽 상대 수출은 크게 줄어든 반면 대(對)러시아 수출은 크게 늘어 중국과 서방 간 경제 탈동조화(디커플링) 흐름이 강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2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중국 해관총서(세관) 자료를 인용해 지난달 중국의 미국 상대 수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6% 급감했다고 보도했다.
중국의 8월 대미 수출 감소율(-3.8%)보다 더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유럽연합(EU) 내 중국의 최대 교역 상대국인 독일과 프랑스로의 수출은 각각 5.6%, 7.6% 줄었고 영국으로의 수출은 11.8% 감소했다.
캐나다로의 수출은 22.2% 축소됐다.
코로나19 대확산 기간 중국은 수출을 통해 경제 성장을 이뤄왔으나, 최근 몇 달간 세계 수요가 줄어들고 미국과 유럽에서 경기후퇴 우려가 커지면서 수출 동력이 떨어지고 있다.
반면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중국과 한층 밀착하고 있는 러시아에 대한 수출은 21.2% 늘어나 3개월 연속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올해 들어 현재까지 중국의 대러 수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32.5% 불어났다.
이 밖에도 중국의 싱가포르 수출은 81.8% 급증했고 인도(13.4%), 일본(5.9%) 상대로도 늘었다.
중국의 미국 등 서방 대상 수출은 급감하고 반대로 대러시아 수출이 늘어난 것은 중국과 서방의 무역 상호 의존도는 작아진 반면 러시아와의 상호 의존도가 커졌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최근 미국이 중국 대상 반도체 수출 통제 조치를 발표하는 등 미·중 간 무역 갈등이 이어짐에 따라 이 같은 디커플링 현상은 더 심화할 가능성이 크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최근 제20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를 통해 반도체 등 핵심 전략 기술 영역에서 대중국 디커플링을 시도하는 미국에 맞서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바 있다.
한편, 중국의 9월 전체 수출은 작년 동월 대비 5.7% 늘어나 블룸버그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4%)보다는 높았으나 8월(+7.1%)보다는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d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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