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오토바이 배출가스 조작 의혹에 환경부 조사 착수
'견본' 1대 배출가스 인증받으면 500대까진 인증 생략
ECU 소프트웨어 조작 의혹도…환경부, 제도 변경 계획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환경부가 배출가스 인증을 생략하고 수입된 중국산 오토바이에 대한 조사에 나선다. 중국산 오토바이 배출가스 조작 의혹이 불거져서다.
환경부는 "한국수입이륜차환경협회 회원사의 (수입 이륜차) 배출가스 불법 조작과 불법차량 유통 여부를 확인하고자 수입 시 배출가스 인증을 생략한 이륜차를 조사할 계획"이라고 11일 밝혔다.
수입이륜차환경협회 회원사는 이륜차를 수입할 때 1대만 배출가스 인증을 받으면 제원이 같은 500대는 인증을 안 받아도 수입해올 수 있다. 협회는 이륜차 수입업체가 인증을 생략 받을 때 필요한 '동일성 확인' 절차를 독점 수행한다.
환경부에 따르면 2012년부터 올해 7월까지 중국을 비롯한 각국에서 배출가스 인증을 받지 않고 국내에 들어온 이륜차는 9만7천716대다.
중국산 이륜차 수입업체들 사이에선 '딱 1대를 수입해 인증받고 이후 500대 수입'이 관행으로 자리 잡은 상황이다.
이에 업체들이 배출가스 인증을 받을 수 있는 '견본' 격인 1대를 수입한 뒤 이를 근거로 '불량차량'을 수입한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환경부에 따르면 최근 한 중국산 오토바이 수입업체가 관행대로 1대만 수입해 배출가스 인증을 받은 뒤 500대를 인증 없이 수입하고 다시 48대를 추가로 수입하려다가 문제가 불거졌다. 한 번에 통관하는 이륜차(50㏄ 이상)가 21~50대면 공단이 3대를 무작위로 골라 시험하는데 이 업체가 수입하려던 48대 중 선정된 3대 모두 배출가스 인증을 받기에 부적합했다.
이륜차 수입업체들이 차량 엔진제어유닛(ECU) 소프트웨어를 조작해 배출가스 인정을 받아왔다는 의혹도 최근 제기됐다.
환경부는 이륜차를 수입할 땐 최소 21대 이상을 한 번에 통관시키도록 하고 이때 무작위로 선정된 3대 모두 배출가스 인증을 받을 수 있어야 추후 수입분에 대해 인증을 생략하도록 제도를 바꿀 계획이다.
또 인증을 생략 받을 수 있는 대수도 100대로 현재보다 400대 줄일 방침이다.
환경부 측은 "이륜차 수입업체들이 배출가스를 불법 조작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 수입이륜차환경협회에 대해서도 감사를 벌일 것"이라고 밝혔다.
jylee2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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