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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달러 20년만에 '1대1 환율'…유럽 단일통화에 불안한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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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달러 20년만에 '1대1 환율'…유럽 단일통화에 불안한 시선
우크라전 후 유로 가치급락…러 에너지무기화 타격인 듯
'심리적 이정표' 확대해석 경계…유럽경제 악영향 우려엔 공감대


(서울=연합뉴스) 정빛나 기자 =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에 유로화 가치가 폭락하면서 유럽 단일통화를 둘러싸고 불안한 시선이 감지된다.
로이터, 블룸버그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13일(현지시간) 달러 대비 유로화 환율은 장중 0.998달러까지 내려갔다.
이는 2002년 12월 이후 최저치로 20년 만에 처음으로 달러화 가치와 1대1로 교환되는 상황에 이르렀다.
유로는 '유럽연합(EU) 단일시장' 구축을 목표로 1999년 1월 1일 도입됐다.
초반엔 국공채 발행 등 공공 거래나 은행 간 거래 등 계산 단위나 장부상 통화로만 사용되다가 2002년부터 실생활에서도 본격 유통되기 시작했다.
전체 EU 회원국 27개 회원국 가운데 19개국에서 사용되다가 최근 크로아티아의 가입으로 유로존(유로화 사용국)은 20개국으로 늘어나게 됐다.
유로 약세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가 서방의 제재에 대한 보복 조처로 천연가스 공급을 감축하면서 직격탄을 맞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유럽의 러시아산 가스 의존도가 워낙 높았던 데다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유럽이 다시 경기침체에 빠질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특히 유로화 가치가 떨어지고 에너지 가격이 폭등하면서 지금도 심각한 인플레이션(화폐가치 하락에 따른 지속적 물가 상승)이 더 악화할 것이란 전망이다.
EU가 유로존 확대, 유로화의 안정적 가치를 유럽 통합의 강력한 수단으로 삼은 까닭에 이번 상황이 전환점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전문가들의 말을 빌려 이런 우려가 있기는 하지만 1대1 환율은 실질적 의미가 많지 않은 '심리적 이정표'일 뿐이라고 진단했다.
유로당 달러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같은 악재가 없던 작년 이 시기에 이미 1.2달러 정도로 역대 최고점이던 2008년 1.6달러에서 이미 멀찍이 떨어져 있었다는 것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도 유로화가 세계 보유외환 5분의 1을 차지하고 유로화 표시 채권이 전 세계 채권 발행의 25%를 차지한다는 점을 들어 현재 유로존 위기를 확대해석할 필요는 없다고 지적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유로화 가치 하락이 달러 가치 상승과 더불어 유럽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데 입을 모은다.
도이체방크의 앨런 러스킨은 FT에 "유로존 경제권이 (위기를 극복할 만큼) 적당히 탄탄하지 않고 세계적인 경제성장세 둔화를 함께할 것이라는 관측이 있다"고 말했다.
현재 상황은 유럽중앙은행(ECB)으로서도 복잡한 골칫거리다.
유로 가치가 계속 떨어지는 상황을 제어하지 못하면 수입품 가격이 상승해 기록적 인플레이션에 기름을 붓는 격이 될 수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긴축 추세에 따라 금리를 인상하면 경기침체가 발생할 우려가 커진다.
유로화가 단일통화이지만 각국 경제 사정이 달라 여파가 제각각인 까닭에 통화정책의 부작용이 커지면 회원국 간 내홍이 심화할 우려도 있다.
shin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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