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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원유 덤핑에 속앓이하는 '반미' 동맹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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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원유 덤핑에 속앓이하는 '반미' 동맹국
이란·베네수엘라, 값싼 러시아산 원유 쏟아져 피해
NYT "베네수엘라, 美와 접점 확대 움직임"



(서울=연합뉴스) 이재림 기자 = 서방의 러시아산 원유·석유제품 금수 조처에 맞서 아시아 시장 개척에 나선 러시아의 행보가 동맹 관계인 산유국 이란과 베네수엘라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러시아는 올해 2월 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주요 고객이었던 유럽으로의 수출이 어려워지자 중국과 인도를 비롯한 아시아권으로 눈을 돌렸다.
문제는 이로 인해 이란과 베네수엘라가 아시아 시장 점유율에 타격을 입을 형편이 됐다는 점이라고 NYT는 지적했다.
관련 전문가들은 값싼 러시아산 원유가 아시아 시장에 대량으로 풀리면서 이란과 베네수엘라가 판매가격 하향 압박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러시아에 공급처를 넘기지 않으려면 울며 겨자 먹기로 순수익 감소를 감수할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베네수엘라와 이란은 석유 관련 통계를 기밀로 관리하는 까닭에 실제로 수익에 차이가 발생했는지나 시장점유율 유지를 위한 원유 기준가 변경 등이 있었는지는 확인하기 힘들다.
다만, NYT는 익명의 베네수엘라 에너지 전문가를 인용해 베네수엘라 국영석유회사가 최근 중국 정유사에 사상 최대 수준으로 할인된 '후려치기'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실제, 베네수엘라산 중질유(메레이·Merey)는 현재 세계 3대 원유 중 하나인 브렌트유보다 배럴당 45달러가량 싼 가격에 아시아권에 판매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브렌트유는 현재 배럴당 100달러 안팎에서 팔린다.
이란의 사정도 비슷해서 중국에 석유를 판매해 벌어들이는 돈이 우크라이나 전쟁 이전의 3분의 1 수준으로 감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 여파로 3월 말부터 두 달 동안의 석유 수출액은 예상치의 37%에 머물렀다고 이란 당국은 추산했다.
NYT는 이란과 베네수엘라가 러시아의 아시아 시장 잠식으로 큰 피해를 본다고 느낀다면, 러시아가 정치적 대가를 치르게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실제, 베네수엘라 현지 관료는 정부 당국이 베네수엘라 석유를 미국에 수출하는 방안을 놓고 미국 정유회사 셰브런과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앞서, 미국 정부 측도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인 지난 3월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에 고위급 대표단을 파견해 니콜라스 마두로 정부와 '에너지 관련' 문제를 논의했다. 미국은 2019년 마두로 대통령의 석연찮은 연임을 계기로 거리를 두기 전에는 베네수엘라 원유의 최대 고객이었다.
베네수엘라 에너지 정책 전문가인 프란시스코 모날디 라이스대 박사는 "전쟁이라는 것은 각국이 국익에 따라 움직인다는 사실을 보여준다"면서 "적도, 친구도 없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walde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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