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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코인거래소 FTX 비트코인 파생상품 추진…기존 업계 반발
"중개인 없어 시장 리스크 키워" vs "고객 대출 없어 오히려 더 안전"

(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 미국 가상화폐 거래소 FTX가 비트코인 기반의 파생상품 출시를 추진하자 기존 파생상품 거래소들이 반발하고 있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FTX는 파생상품을 이용해 비트코인에 레버리지 투자를 할 수 있게 하는 방안을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승인 신청한 상태다.
기존 파생상품 업계는 FTX의 방안이 시장의 리스크를 키운다며 반대하는 입장이다. 그 핵심 이유로 중개인이 없다는 점을 들었다.
예컨대 다른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나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서 비트코인 선물을 거래한다고 하면 중개인이 투자자에게 현금 담보인 증거금을 걷는다.
이후 투자자의 선물 거래에서 손실이 나면 중개인은 투자자에게 추가 증거금 납부를 요구(마진콜)하고, 투자자는 통상 하루 안에 더 많은 현금을 중개인에게 줘야 한다.
대개 미국 월가의 투자은행(IB)들이 이런 중개인 역할을 맡는다.
하지만 FTX가 CFTC에 신청한 방안에서는 투자자의 증거금을 중개인이 아닌 FTX에 직접 준다.
FTX는 365일, 24시간 내내 시장을 모니터링하고 30초마다 투자자의 손익을 정산한다. 투자 손실로 투자자의 증거금이 규정에 미달할 경우 FTX는 해당 거래의 청산을 개시한다.
시장 상황이 크게 변동할 경우 투자자의 증거금을 회수하고 그의 계좌를 없애는 '자동 청산'이 발생할 수도 있다. 즉, FTX의 고객 입장에서는 아침에 자고 일어나니 자신의 계좌가 자신도 모르게 청산될 걸 알게 되는 상황을 맞이할 수 있다.
소비자 단체들은 바로 이런 자동청산 기능을 언급하며 FTX의 방안이 투자자에겐 위험부담이 크다고 지적했다.
기존 선물 시장에서도 투자자가 손실을 볼 수 있는데 그럴 경우 현 시스템에서는 투자자가 마진콜에 응할 충분한 시간을 주고 중개인은 이런 어려운 상황을 헤쳐나갈 수 있게 투자자에게 자금을 빌려주기도 한다.
이와 달리 FTX는 파생거래가 잘못되면 자동으로 투자자들의 돈을 가져가 버린다는 게 소비자단체의 주장이다.
FTX는 아울러 중개인을 두지 않기에 투자자에게 요구하는 증거금을 경쟁사보다 낮게 설정할 수 있다. 고객으로서는 레버리지를 높여 수익률을 극대화할 수 있지만, 반대로 투자자가 감내해야 할 손실이 더 커질 수도 있다.
FTX는 이에 대해 마진콜 상황이 다가오면 투자자에게 경고하고 이후 투자자들이 대응할 수 있게 해당 거래를 단계적으로 청산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한 중개인을 두지 않기에 고객에게 대출해줄 일이 없어 자신의 방안이 더 안전하다고 주장했다.
CME와 인터콘티넨털익스체인지(ICE) 등 기존 파생상품 거래소는 CFTC에 보낸 의견서에서 중개인을 없애는 채무불이행(디폴트)의 영향이 시장으로 확산하는 것을 차단하는 데 도움을 주는 보호 수단 하나를 없애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CFTC는 현재 FTX의 제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올해 후반 승인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pseudoj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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