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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버스 "러시아산 티타늄 제재 말아달라" 간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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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버스 "러시아산 티타늄 제재 말아달라" 간청
포리 CEO "티타늄 제재는 에어버스 제재와 같아"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유럽 항공기 제조업체 에어버스가 서방에 러시아산 티타늄을 제재하지 말아달라 요청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기욤 포리 에어버스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주말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연차총회에서 취재진과 만나 "러시아산 티타늄을 제재하는 것은 우리를 제재하는 것과 같다"며 이같이 밝혔다.
티타늄은 무게는 가볍지만, 강도가 뛰어나고 부식에 강해 착륙·고정 장치부터 엔진과 날개에 이르기까지 항공기 제조의 필수 원자재로 쓰인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알릭스 파트너스에 따르면 에어버스는 티타늄 구매량의 65%를 러시아에 의존하고 있다.
서방이 보드카부터 철강에 이르기까지 러시아 경제 제재 대상 범위를 확대하는 가운데 에어버스가 티타늄만은 예외로 인정해달라고 간청한 것이다.
포리 CEO는 "러시아산 티타늄은 판매를 중단시킨다고 해서 누구에게도 이득이 되지 않는 몇 안 되는 사업 영역 중 하나"라고 말했다.
티타늄 시장 자체가 워낙 작아서 티타늄을 제재한다고 해도 러시아 경제에 큰 타격을 주지 못하고 오히려 유럽 항공산업만 피해를 볼 것이라는 논리다.
트레이드 데이터 모니터의 자료에 따르면 2020년 러시아의 티타늄 수출액은 4억1천500만달러(약 5천374억원)로 철강(160억달러·약 20조7천200억원)과 큰 격차를 보였다.
포리 CEO는 러시아산 티타늄을 대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주장했지만, 미국 항공기 제조업체 보잉은 우크라이나 침공 초기에 러시아산 티타늄 구매를 중단했다고 WSJ은 소개했다.
WSJ은 러시아산 티타늄이 지금까지는 제재 대상이 아니지만,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서방이 새롭게 제재 품목에 올릴 수 있고, 러시아가 수출 규제에 나설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발디스 돔브로우스키스 무역 담당 EU 집행위원은 EU는 티타늄, 팔라듐, 니켈 등 항공우주 산업에 쓰이는 원자재를 공급받을 새로운 공급처를 물색할 필요가 있다고 지난 4월 말했다.
changyo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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