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군 하루 100명씩 전사"…"2차대전 방불 소모전 돌입"
러군은 우크라 상대 '가족 해친다' 협박…"세베로도네츠크는 제2 마리우폴"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우크라이나군이 동부 격전지에서 우크라이나 병사가 많게는 하루 100명씩 전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군도 비슷한 규모의 사상자를 내는 것으로 추산되면서 전쟁이 소모전으로 바뀌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AFP통신에 따르면 올렉시 레즈니코우 우크라이나 국방부 장관은 9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를 통해 "최전선의 상황이 어렵다"며 "병사가 하루 최대 100명까지 죽고 500명까지 다치고 있다"고 밝혔다.
레즈니코우 장관은 "러시아도 계속 물량 공세를 퍼붓고 있으나 강력한 저항에 직면해 대규모 사상자를 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현재 동부 돈바스(도네츠크주와 루한스크주) 지역의 통제권을 두고 포격을 앞세운 교전을 이어가고 있다.
루한스크주의 요충지인 소도시 세베로도네츠크는 현재 최대 격전지로서 러시아군의 초토화 전략에 도시 기능이 마비된 상태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이우 점령에 실패한 뒤 침공 목표를 동부 장악으로 재설정한 바 있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우크라이나군의 전체 병사 대비 전사자의 비율은 2차 세계대전 때 일부 전투와 맞먹는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이코노미스트는 러시아군도 우크라이나군만큼 손실을 보고 있다며, 이번 전쟁이 양측의 진전 없이 피해만 키우는 소모전에 들어갔다고 진단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100일을 넘어 장기전 추세로 접어드는 가운데 러시아군은 본격적인 심리전을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는 이날 일일 상황 보고서를 통해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군의 사기를 꺾으려고 심리, 정보 공작 수위를 높이고 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 산하 정보기관인 GUR은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병사들에게 투항과 전향을 촉구하는 협박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고 밝혔다.
GUR은 러시아가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텔레그램을 비롯한 소셜미디어를 통해 병사 본인이나 가족을 해치겠다는 내용의 협박 메시지를 전송하고 있으며 위치정보를 들먹이기도 한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군사 전문가인 드미트로 스네기로우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군의 사기를 해치려 '세베로도네츠크가 제2의 마리우폴이 될 것'이라는 등의 정보를 뿌리며 심리전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마리우폴은 인구 40만명이 있던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로 러시아군의 무차별 폭격에 초토화된 채 러시아에 점령당했다.
ISW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양측에서 대규모 사상자가 속출하자 러시아가 심리전에 나섰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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