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 가격 상승에 중남미 금융시장 훈풍…주가·통화가치 강세
1분기 통화가치 14%·주가 26% 상승…신흥시장내 독보적 선전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전 세계 원자재 가격 상승에 힘입어 중남미 자원부국들의 금융시장에도 훈풍이 불고 있다.
1일(한국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의 중남미 통화가치 지수는 올해 1분기 14.3% 상승했다. 3월 한 달간 가장 많이 올랐다.
1분기 신흥국 전체 통화가치가 0.6% 상승한 것을 고려하면 눈에 띄게 선전한 것이다.
특히 브라질 헤알 가치는 1분기 동안 17% 올랐다.
중남미 통화가 강세를 보인 것은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인해 원유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이 상승세를 이어갔기 때문이다.
중남미 대부분 국가는 원유와 구리, 리튬, 대두, 옥수수 등 광물과 곡물이 풍부한 자원 부국이다.
아울러 중남미 각국이 다른 지역보다 공격적으로 금리 인상에 나선 것도 통화가치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네덜란드 라보뱅크의 크리스천 로런스 선임 연구원은 로이터에 "빠른 금리 인상과 원자재 가격 상승,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신흥시장 포트폴리오 변경 등이 중남미 강세를 위한 완벽한 칵테일이 됐다"고 말했다.
금리 인상 속에서도 주식시장 역시 상승장이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MSCI 중남미 증시 지수는 1분기 26% 올랐다. 1990년대 초반 이후 가장 큰 상승 폭이다.
1분기 미국 증시는 4.9%, 서유럽 증시는 6.6% 하락하고, 신흥시장 전체는 7.4% 하락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국가별로는 브라질 증시 주요 지수가 34% 이상(달러 환산 기준) 급등했고, 칠레, 콜롬비아, 페루 지수도 20% 이상 올랐다. 오래 고전해온 아르헨티나 증시마저 1% 상승했다.
블룸버그통신은 2008년 고점 이후 14년간 73% 추락했던 중남미 주식시장이 "마침내 서서히 되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표현했다.
전문가들은 최근의 원자재 가격 상승이 또 하나의 '슈퍼 사이클'의 시작일 경우 중남미 증시 강세도 더 이어질 수 있다며, 다만 금리 인상 행진 중단과 각국 정치적 변수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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