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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 걸렸을 때 생긴 T세포, 오미크론 변이도 막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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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 걸렸을 때 생긴 T세포, 오미크론 변이도 막을 수 있을까
신종 코로나에 노출돼도 감염되지 않는 '교차 면역' 확인
감기 코로나 유도 T세포, 신종 코로나 감염 차단
오미크론 보존 '내부 단백질'에 반응→보편적 백신 열쇠 될 수도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 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 논문





(서울=연합뉴스) 한기천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많은 '돌파 감염' 사례는 현재 나와 있는 백신이 완전하지 않다는 걸 단적으로 보여 준다.
실제로 지금까지 개발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백신으론 오미크론 변이를 막지 못한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미국 컬럼비아대 데이비드 호 교수팀, 2021년 12월 25일 저널 '네이처' 논문 참고.)
국내에서도 머지않아 우세종이 될 것으로 보이는 오미크론 변이는 지금까지 출현한 신종 코로나 변이 중 가장 전염력이 강하다.
더 큰 문제는 오미크론 다음에 또 어떤 변이가 나올지 전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결국 코로나 변이를 차단하는 근원적 해법을 찾지 못하면 언제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이 끝날지 가늠하기 어렵다.
그런데 코로나19 종식의 희망을 안겨 주는 획기적인 연구 결과가 나왔다.
현재는 물론 미래의 코로나 변이까지 감염을 차단할 수 있는 T세포 면역 반응을 영국 과학자들이 발견했다.
이 유형의 T세포는 감기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됐던 사람이 갖고 있었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이 T세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표면의 스파이크 단백질이 아닌 내부 단백질(internal protein)에 반응한다는 것이다.
신종 코로나 입자의 내부 단백질은 스파이크 단백질보다 돌연변이가 훨씬 적다.
이 발견이 미래에 나타날 코로나 변이에도 방어 효능을 갖는 보편적 백신 개발의 열쇠가 될 거로 기대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ICL)의 아지트 랄바니(Ajit Lalvani) 교수팀이 수행한 이 연구 결과는 10일(현지 시각) 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s)에 논문으로 실렸다.





사실, 코로나19 팬데믹이 장기화하면서 신종 코로나와 감기 코로나의 '교차 면역'(cross-immunity) 가능성에 주목하는 과학자가 많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SARS-CoV-2)와 감기 바이러스는 같은 코로나 계열 바이러스이기 때문이다.
'코로나'라는 이름도, 표면에 돌기(스파이크 단백질)가 뻗어 나온 바이러스 입자의 모양이 왕관과 비슷해서 붙었다.
지금까지 발견된 코로나바이러스 가운데 인간에게 감염병을 일으키는 건 신종 코로나 외에 사스(중증 급성호흡기증후군ㆍSARS-CoV),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ㆍMERS-CoV), 계절성 인간 코로나(HCoVs) 4종 등 6종이 더 있다. 이 가운데 '계절성 인간 코로나' 4종이 흔히 말하는 감기 바이러스다.
신종 코로나가 나타나기 오래전부터 인간은 코로나 계열 바이러스에 노출돼 왔다는 뜻이기도 하다.
논문의 제1 저자인 ICL 산하 국립 심장ㆍ폐 연구소의 리아 쿤두 박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노출된다고 해서 모두 감염되지는 않는다"라면서 "높은 수치의 T세포가 미리 형성돼 있던 사람은 코로나19에 걸리지 않는다는 걸 확인했다"라고 말했다.
이 T세포는 감기 바이러스, 즉 '계절성 인간 코로나'를 비롯한 다른 유형의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됐을 때 체내에 형성된 것으로 드러났다.
ICL 연구팀은 2020년 9월에 이번 연구를 시작했다.
영국에선 많은 사람이 신종 코로나에 감염되지 않고, 백신을 맞지도 않았던 때였다.
연구팀은 양성 확진자와 함께 거주하는 52명으로 실험군을 구성, 각각 4일과 7일 후에 PCR 검사를 해 감염 여부를 확인했다.
이와 함께 노출 하루 뒤부터 엿새 뒤까지 매일 피험자의 혈액 샘플을 채취해, 이전의 감기 바이러스 감염으로 생성된 T세포가 어느 정도 있는지 검사했다.
신종 코로나에 노출되고도 감염되지 않은 피험자는 26명이었다.
이들은 감기 코로나와 신종 코로나의 단백질을 '교차 식별'(cross-recognise)하는 T세포 수치가 훨씬 더 높았다.
특히 이 T세포는 신종 코로나 입자의 내부 단백질을 식별 표적으로 삼아 감염을 차단했다.
현재 사용 중인 코로나19 백신은 어느 것도 신종 코로나의 내부 단백질엔 면역 반응을 일으키지 않는다.
논문의 수석저자인 랄바니 교수는 "감기 코로나바이러스에 의해 유도된 T세포가 신종 코로나 감염을 차단한다는 가장 강력한 증거가 나왔다"라면서 "게다가 이 T세포는 스파이크 단백질이 아닌 내부 단백질을 공격 표적으로 삼는다"라고 말했다.





스파이크 단백질은 백신 접종으로 유도된 항체로부터 심한 면역 압박을 받는다. 그래서 백신을 피하는 돌연변이도 스파이크 단백질에 많이 생긴다.
이와 달리 T세포가 반응하는 것으로 확인된 신종 코로나의 내부 단백질은, 오미크론을 포함한 여러 코로나 변이에 잘 보존돼 있다.
따라서 이 내부 단백질을 표적으로 백신을 개발하면 T세포의 폭넓은 방어 반응을 유도해 미래에 나타날 코로나 변이의 감염까지 막을 수 있을 거라고 연구팀은 전망한다.
그러나 이번 연구에도 한계가 있다는 걸 연구팀도 인정한다.
무엇보다 실험군의 크기가 작았고, 그나마 88%가 유럽의 백인이어서 인구통계학적 요인을 충실히 반영하지 못했다.
쿤두 박사는 "중요한 발견인 건 맞지만, 단순히 보면 신종 코로나의 감염 차단 형태를 하나 제시한 것"이라면서 "이 방법에만 의존해 감염을 피하려고 하면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cheo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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