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러시아군 카자흐 파견에 "역할 지지…중·러 조율해야"
왕이 외교부장, 라브로프 러 외무장관과 통화서 언급
(베이징=연합뉴스) 한종구 특파원 = 중국 정부가 카자흐스탄 반정부 시위 진압을 위한 러시아군 파견을 지지하면서도 중·러 간 조율과 협력의 중요성을 빼놓지 않았다.
11일 신화통신에 따르면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전날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전화 통화에서 "옛 소련권 안보협의체 집단안보조약기구(CSTO)가 카자흐스탄의 주권을 존중한다는 전제에서 테러 세력과 싸우고 안정을 회복하는 데 적극적인 역할을 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CSTO는 카자흐스탄 반정부 시위 사태 진압 지원을 위해 현지에 러시아군 중심의 2천500명 규모의 평화유지군을 파견했다.
그러면서 왕 부장은 중국과 러시아의 조율과 협조 강화를 언급했다.
그는 "중·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상임이사국이자 중앙아시아 국가의 우호적인 이웃으로서 이 지역에서 소요 사태가 발생하도록 해서는 안 된다"며 "양측은 조율과 협조를 강화해 외부 세력의 중앙아시아 국가 내정 간섭을 반대하고 '색깔혁명'(顔色革命·정권교체를 목표로 한 시민혁명)과 '삼고세력'(三股勢力·테러리즘, 분리주의, 극단주의)의 혼란을 방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왕 부장은 "각자의 장점을 발휘해 중앙아시아 국가의 방역 활동과 경제 발전을 돕고, 소요를 일으키는 사회토양을 없애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중국과 러시아 주도의) 상하이협력기구와 CSTO가 조율과 협력을 강화해 지역 안보가 직면한 각종 과제에 공동으로 대응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러시아군의 카자흐스탄 파견에 대한 지지 입장을 표명하면서도 러시아의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는 모습이다.
라브로프 장관은 이번 사태가 외부 세력이 계획한 폭동이라는 정보가 많아지고 있다고 강조한 뒤 "CSTO가 카자흐스탄의 요청에 따라 평화유지군을 파견해 행동을 취함으로써 정세가 뚜렷하게 개선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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