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푸틴 "올림픽 회동 고대"…반미 '전략적 소통'
6개월 만에 영상 정상회담…시진핑 "중러관계는 시련 견디며 생명력 입증"
푸틴 "중러관계는 국가간 협력의 모범"
(베이징=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5일 영상 정상회담을 갖고 미국의 압박에 맞선 전략적 공조 방안을 집중 논의했다.
러시아 이타르타스 통신에 따르면 회담에서 시 주석은 "세계는 격동과 변혁의 시기로 접어들었다"며 "중러 관계는 시련을 견디며 그 생명력을 입증했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이어 "최근 여러 계기에 당신(푸틴 대통령)은 국익을 수호하려는 중국의 노력을 강하게 지지하고 양국 관계를 틀어지게 하려는 어떤 시도에도 결연히 저항했다"며 "나는 이를 높이 평가한다"고 밝혔다.
그는 "나는 당신이 베이징동계올림픽 개회식(내년 2월4일)에 참석키 위해 중국을 방문할 것을 기대한다"며 "우리의 올림픽 회동을 고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푸틴 대통령은 "당신과 영상으로 직접 소통하게 돼 기쁘다"며 "러중 관계에 대해 근본적인 대화를 하고, 포괄적 파트너십과 전략적 소통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나는 우리가 스포츠와 올림픽 운동의 정치화 시도를 용납할 수 없다는 점을 포함해 국제 스포츠 협력에 관해 늘 서로를 지지해왔다는 점에 주목하고 싶다"며 "우리가 내년 2월에 직접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앞서 동의한 대로 동계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하기 전에 회담을 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미국 등 서방의 베이징올림픽 '외교적 보이콧'을 '올림픽의 정치화'라고 반박하는 중국의 입장을 두둔하면서 개막식에 직접 참석하겠다는 의사를 확인한 것이다.
푸틴 대통령은 "나는 러중 관계를 21세기 국가간 협력의 진정한 모범이라고 평가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은 이날 미국에 맞선 양국의 전략적 공조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러와 미국 간의 갈등 속에 긴장이 높아가는 대만해협과 우크라이나 상황과 관련해 집중적으로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추정된다.
아울러 올해 육·해·공군에 걸쳐 연쇄적으로 진행한 양국 연합훈련 등 군사 협력을 내년에도 이어가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으로서 이란 핵과 북핵 문제 등 국제 현안에 공동 대응하는데 뜻을 모을 것으로 전망된다.
시 주석은 지난달 중순, 푸틴 대통령은 지난 7일(미국시간) 각각 바이든 대통령과 영상으로 정상회담을 진행한 바 있다.
반미를 고리로 '밀월' 관계를 이어가고 있는 두 정상 간 공식적인 대화는 지난 8월 25일 전화통화 이후 110여 일 만이다.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은 지난 6월에도 중국-러시아 우호·협력 조약을 연장하는 계기에 영상 회담을 가진 바 있다.
이번 회담을 앞두고 왕원빈(汪文斌)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13일 정례브리핑에서 "양국 정상은 올해 중·러 관계와 각 분야 협력 성과를 정리하고, 내년 양국관계의 발전을 설계하며 공통 관심 사항인 중대한 국제문제와 지역문제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것"이라고 말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은 14일 "극도로 중요한 협상이 될 것"이라며 "우리는 이번 소통에서 상당히 긴 시간에 걸쳐 매우 넓은 의제를 다룰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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