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력발전 감축·휴교 확대…인도 대기오염 악화 긴급 대응
뉴델리 내 트럭 진입 제한·50% 재택근무 조치
수도권, 이달 들어 WHO 기준 수십 배 대기오염 지속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인도 수도권의 대기오염이 최근 최악 수준으로 치닫자 당국이 화력발전 가동을 일부 중단하고 등교 금지 지역을 확대하기로 했다.
17일 힌두스탄타임스 등 인도 언론에 따르면 인도 정부 산하 대기질관리위원회(CAQM, 이하 위원회)는 전날 밤 이같은 내용의 대기오염 관련 긴급 대책을 발표했다.
위원회는 우선 수도 뉴델리 반경 300㎞ 이내에 있는 화력발전소 11곳 가운데 6곳의 가동을 오는 30일까지 중단하라고 지시했다.
인도의 화력발전소 상당수는 저감장치를 제대로 갖추지 않아 대기오염 유발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위원회는 또 뉴델리에 내려진 공사 중단 및 등교 금지령을 수도권(델리-NCR) 내 모든 도시로 확대해 21일까지 유지하기로 했다. 학생들은 이 기간에 온라인으로 수업에 참여하게 된다.
아울러 매연 발생 주범 중 하나로 지적되는 트럭의 뉴델리 진입도 제한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당분간 뉴델리에는 필수품 운반 트럭만 들어설 수 있게 됐다.
또 수도권의 공무원과 민간 기업 직원의 50%는 21일까지 재택근무를 하도록 요청했다.
이와 관련해 아르빈드 케지리왈 주 총리는 지난 13일 대기오염 방지를 위한 전면 봉쇄 조치도 논의 중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인도 수도권은 평소에도 노후 공장, 발전소, 차량이 뿜어내는 매연과 도심 빈민층이 난방과 취사를 위해 각종 폐자재를 태운 연기로 대기질이 좋지 않은 편이다.
그러다가 초겨울에 접어들면서 대기질은 더욱 악화하는데 올해도 이달 초부터 급격히 나빠지기 시작했다.
대기오염 악화의 신호탄은 뉴델리 인근 여러 주의 농부들이 추수가 끝나고 벌이는 논밭 잔여물 소각이다.
잔여물을 치울 비용과 시간이 없는 농부들은 11월 중순 시작되는 다른 작물 파종기까지 소각을 이어가고 여기에서 발생한 거대한 연기가 뉴델리 등을 뒤덮는다.
여기에 10월 말부터 시작되는 힌두교 디왈리 축제 시즌을 맞아 주민들이 엄청난 양의 폭죽을 터트리며 대기오염은 최악으로 치닫는다.
잔여물 소각이나 폭죽 사용은 모두 불법이지만 좀처럼 근절되지 않는 상황이다.
특히 뉴델리는 내륙 분지인데다 이때는 계절풍마저 불지 않기 때문에 상공의 오염물질은 좀처럼 흩어지지 않는다.
올해도 디왈리(4일) 다음 날인 5일 오전 PM2.5(지름 2.5㎛ 이하의 초미세먼지) 농도가 1천㎍/㎥를 훌쩍 넘어서기도 했다.
이후에도 초미세먼지 농도는 연일 300㎍/㎥를 오르내리고 있다.
이날 오전에도 뉴델리 일부 지역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400㎍/㎥를 넘었다.
인도 수도권에서는 이달 들어 세계보건기구(WHO)의 일평균 안전 권고 기준(15㎍/㎥ 이하)의 수십 배에 달하는 대기오염이 계속되고 있다.
coo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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