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회장 "더 많은 연봉으로 해외 인재 영입해야"
내부 연설서 "전략적 생존의 중요한 시기…필수 인재 확보해야"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미국의 고강도 제재로 궁지에 몰린 중국의 거대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華爲) 그룹의 런정페이(任正非)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76)가 시세보다 더 높은 연봉으로 더 많은 해외 인재를 영입하겠다고 밝혔다.
1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런 회장이 지난달 내부 모임에서 연설을 통해 현재의 위기 타개를 위해서는 해외 인재를 적극 영입해야한다며 이같이 밝혔다고 전했다.
런 회장은 "우리 회사는 현재 전략적 생존과 발전의 중요한 시기에 있다"며 "그렇기에 우리는 앞으로 나아가는 데 있어 필수 인재를 확보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보다 더 능력있는 이들을 뽑아야한다"며 "우리의 보상 패키지는 국제 인재 시장과 보조를 맞춰야하며 국내 인재 시장보다 높아야한다. 이는 최고의 인재 영입을 위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런 회장은 지난 2년간 미국의 제재에도 화웨이의 연봉과 보너스, 승진과 자사주 분배 정책에는 변화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회사에 혼란은 없었다"며 "대신 회사는 어느 때보다 단결했고 더 많은 인재를 끌어들였다"고 말했다.
선전에 본사가 있는 화웨이는 2020년 기준 세계적으로 19만7천명을 고용하고 있다.
화웨이 연구원들이 참석한 해당 모임에서 런 회장은 성과가 나기까지 수년이 걸릴 수 있는 연구를 포함해 다양한 연구와 개발 프로그램을 지원할 것을 약속했다.
SCMP는 "화웨이가 올해 상반기 10년 만에 최악의 매출을 기록한 가운데 런 회장의 연설은 화웨이의 향후 행보에 대해 다소 안심하게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화웨이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집권 당시 시작된 미국의 제재로 통신장비 부문과 스마트폰 분야에서 큰 타격을 입었다.
미국은 2019년 5월부터 안보상의 이유로 자국 기업들에 대해 화웨이에 부품을 공급할 때 허가를 받도록 의무화하는 규제를 시행하고 있다.
또 작년 5월부터는 미국 장비를 사용해 부품을 생산한 외국 기업들에도 화웨이에 부품을 공급할 때 미국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미국 정부의 허가를 받도록 하는 등 화웨이에 대한 규제를 강화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도 트럼프의 화웨이에 대한 강경책을 이어받아 5G 기기에 사용할 반도체 칩의 수출 라이선스 승인을 거부한 바 있다.
런 회장은 앞서 지난 5월에는 임직원들에게 미국이 어떠한 압력을 가하더라도, 화웨이는 계속해서 문을 열어야 하며 국제 시장에서 성장해야 하고, 미국으로부터 배워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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