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잇기 일자보행' 시행해 걸음 수와 안정감 파악 가능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 부모님에게 앞꿈치와 뒤꿈치를 이어 붙이면서 걷게 한 뒤 걸음걸이의 안정감과 수를 파악하면 경추 건강을 점검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경희대학교병원 정형외과 강경중·신경과 유달라 교수팀은 경추질환 환자의 보행 기능장애를 손쉽게 평가할 수 있는 진단법을 연구해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게재했다고 9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추간판탈출 등 경추 척수증 환자 62명과 일반 대조군 55명을 대상으로 새로운 진단법인 발잇기 일자보행(Tandem gait)과 기존 보행장애를 확인하고 분류할 때 쓰는 일본정형외과학회 점수 등을 비교해 평가하는 식으로 이뤄졌다.
발잇기 일자보행은 앞꿈치와 뒤꿈치를 이어 붙여 걷도록 한 후에 걸음 수와 안정감으로 보행 기능장애 단계를 분류하는 법이다. 0단계는 발잇기 일자보행으로 걸을 수 없는 상태이고, 상태가 안정적일수록 단계가 올라간다. 4단계는 발잇기 일자보행으로 10걸음 이상 걸을 수 있고 걸음 상태도 안정적일 때다.
연구 결과 일반 대조군보다 경추 척수증 환자는 불안정한 걸음걸이와 느린 속도, 짧은 보폭, 발 사이 간격 벌어짐 등의 특징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추의 퇴행성 질환으로 좁아진 척수관에서 발생한 압력이 척수를 누르면서 손과 다리의 근력이 약해지고 조화롭지 못한 움직임이 나타나는 경추척수증의 특징을 전형적으로 보여준다.
발잇기 일자보행 진단법 역시 기존 진단과 유사한 결과를 도출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일반적 보행에서는 발견하기 어려운 경미한 균형 이상 등 초기 환자의 경우 발잇기 일자보행 진단법의 민감도가 더 높았다. 경추 질환 초기에 가벼운 증상이 있는 경우에는 발잇기 일자보행을 뒤꿈치를 활용했을 때 진단이 더 쉽다는 의미다.
경희대병원 정형외과 강경중 교수는 "기존에 활용되는 보행 평가 방법은 평가자의 주관성이 개입될 수 있는 여지가 있어 정확히 평가하기 어렵다"며 "10걸음 발잇기 일자보행은 고령 환자도 쉽게 따라 할 수 있으며 객관적인 결과 분석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강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새롭게 제시된 발잇기 일자보행 검사는 신경장애로 인한 보행장애를 명확하게 구별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며 "향후 보다 객관적이고 유용한 기준으로 평가받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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