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 부주지사 "코로나 확산은 흑인 탓" 발언 논란
"질병 책임을 소수 인종에 돌리는 인종차별 행위" 비판론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정윤섭 특파원 = 미국 공화당 소속의 텍사스주 부주지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은 흑인 탓이라고 주장해 논란을 촉발했다.
미국 정치 전문 매체 더힐은 20일(현지시간) 댄 패트릭 텍사스주 부주지사가 백신 접종을 받지 않은 흑인 때문에 코로나19 환자가 급증했다는 주장을 펴 반발에 직면했다고 보도했다.
패트릭 부주지사는 전날 폭스뉴스에 출연해 마스크 착용 의무화 금지 등 텍사스주 방역 정책에 대한 민주당의 비판을 반박하면서 문제의 발언을 했다.
그는 주요 도시와 카운티의 흑인 90% 이상이 민주당에 투표하는 지지자라면서 "대부분의 주에서 (코로나19 환자의) 가장 큰 집단은 예방 접종을 하지 않은 아프리카계 미국인"이라고 주장했다.
더힐은 패트릭 부주지사의 인터뷰 영상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확산하며 네티즌의 분노를 초래했다고 전했다.
흑인인 실베스터 터너 텍사스주 휴스턴 시장은 패트릭 부주지사의 발언은 "모욕적"이라며 "못 본 척 넘어가선 안 된다"고 반발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텍사스주 보건부의 최근 자료를 인용해 패트릭 부주지사가 "거짓 주장을 했다"며 "텍사스주 흑인의 백신 접종률이 낮지만, 코로나바이러스 발병률은 백인과 히스패닉계에서 가장 높다"고 보도했다.
WP에 따르면 백인은 텍사스주 코로나 환자의 34.9%를, 히스패닉은 35.8%를 차지했고 흑인 환자 비율은 16.4%였다.
보건 데이터 전문가 호르헤 카발예로 박사는 "질병 확산의 책임을 소수 인종에 돌리는 발언은 인종차별 행위"라며 "코로나바이러스로 상처를 받은 사람들에게 모욕감까지 줘선 안 된다"고 말했다.
jamin7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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