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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대통령이 책임져라"…코로나 사망 50만명 들끓는 브라질 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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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대통령이 책임져라"…코로나 사망 50만명 들끓는 브라질 민심
국내외 430여개 도시서 반정부 시위…야당·시민단체·노동계 대거 참여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코로나 때문에 50만 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런 비극적 상황에 대해 대통령에게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19일(현지시간) 브라질 전국의 주요 도시에서 지난달 29일 이후 20여 일 만에 또다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벌어졌다.
주최 측은 이날 시위가 국내 380여 개·해외 50여 개 등 430여 개 도시에서 순차적으로 벌어졌다고 전했다. 220여 개 도시에서 시위가 벌어진 지난달과 비교하면 규모가 배 가까이 커졌다.



브라질의 최대 도시 상파울루에서 열린 시위에는 좌파 정당과 시민단체, 노동계, 학생단체 등이 대거 참여했다. '좌파의 대부'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 참석 가능성이 거론됐으나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 측에 공세의 빌미를 제공하지 않으려는 듯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
이날 시위는 상파울루의 중심가인 아베니다 파울리스타에서 절정을 이뤘다.



현장에서는 보우소나루 대통령 퇴진과 코로나19 백신 접종 확대,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연장, 인종차별 금지 등 다양한 주장이 터져 나왔다. 현재 진행 중인 상원의 코로나19 국정조사를 지지하고 부실 대응과 관련한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는 발언도 잇따랐다.



대학생민중운동(MUP) 회원인 여학생 페르난다는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면서 많은 사망자를 내고 있지만, 대통령은 여전히 국민의 생명을 외면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면서 "당장 물러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런 생각은 일반 시민들도 다르지 않았다.
브라질 국기를 어깨에 두른 레치시아(47)는 "아무런 대책도 없이 50만 명이 목숨을 잃는 말도 안 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코로나가 걱정되기는 하지만 분통이 터져서 도저히 가만히 앉아 있을 수 없어서 거리로 나왔다"고 말했다.



1960년대 중반부터 1980년대 중반까지 계속된 군사독재정권을 겪은 할아버지·할머니들은 '보우소나루 퇴진' '군사독재 더는 안돼'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앞세운 채 행렬을 이끌었다.
깊은 주름에 흰머리가 가득한 할아버지·할머니들은 "보우소나루는 독재를 꿈꾸고 있다. 그는 대통령 자리에 있을 자격이 없다"고 말해 참가자들로부터 박수를 받았다.



시위 주도자의 한 명인 시민단체 단일민중운동(CMP)의 하이문두 봉핑 사무총장은 보우소나루 대통령 탄핵 필요성을 제기하면서 "시민들은 하원의장에게 대통령 탄핵 절차 개시를 명령하고 있다. 탄핵 절차를 시작해야 하는 이유는 바로 이 거리에 있다"고 말했다.
브라질 헌법상 대통령 탄핵 절차를 개시할 권한은 하원의장에게 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에게 우호적인 현 하원의장은 탄핵 추진 여건이 되지 않는다거나 탄핵 요구서 검토에 시간이 필요하다는 등의 이유로 판단을 미루고 있다.



그러나 보우소나루 대통령에 대한 여론의 평가는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지지율이 계속 하락하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민심을 되돌리고 국정을 정상적으로 운영하기는 어려워 보인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한편 이날 집회에선 주최 측이 참가자들에게 마스크를 나눠주고 알코올로 손을 소독해주는 모습이 눈에 띄었으나 사회적 거리두기는 제대로 지켜지기 힘든 분위기였다.
fidelis21c@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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