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사무총장, '대중 견제' 한국·일본 등 4개국과 협력 강조
미 국무장관이 나토에 협력 심화 주문한 국가와 겹쳐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사무총장은 7일(현지시간) 중국을 겨냥해 규칙에 기초한 국제 질서를 강조하면서 한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등 태평양 4개 국가와 협력을 언급했다.
이들 4개국은 최근 미국 국무장관이 나토를 향해 협력 강화를 당부한 나라들이기도 하다.
백악관 풀 기자단에 따르면 스톨텐베르그 총장은 이날 백악관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회담 후 기자들과 만나 중국 대응 문제와 관련해 이같이 말했다.
이날 회담은 오는 14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나토정상회의를 앞둔 조율 등 준비 성격이 가미된 것이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후 첫 해외 순방길에 이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스톨텐베르그 총장은 중국이 세계 2위의 국방비를 지출하며 첨단 군사력에 투자하지만 "우리의 가치를 공유하지 않는다"고 지적하고, 홍콩과 소수민족 탄압, 이웃국가 억압, 대만 위협 문제를 거론했다.
그는 "우리는 규칙에 기초한 국제 질서를 옹호할 필요가 있다"며 호주, 뉴질랜드, 한국, 일본을 포함한 아시아 태평양 파트너들과 더 긴밀히 협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문제가 나토 정상회의 때 다뤄질 것이라고도 예상했다.
이날 발언은 최근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중국 견제 차원에서 나토와 아시아 국가 간 협력 필요성을 강조한 이후 나온 것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국무부에 따르면 블링컨 장관은 지난 1일 나토 외교장관 화상 회의 때 나토가 호주, 일본, 뉴질랜드, 한국과 협력을 심화할 것을 장려했다.
스톨텐베르그 총장과 블링컨 장관이 나토의 협력 대상으로 언급한 4개 국가가 약속이나 한 듯 똑같이 겹친다.
블링컨 장관이 나토가 대중 견제 역할을 늘리고 인도태평양 국가와도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하자 스톨텐베르그 총장이 화답한 모양새로 비칠 수 있다.
또 미국이 중국 압박을 위한 인도태평양 전략에서 이들 지역에 국한된 국가뿐만 아니라 나토로 대표되는 유럽의 동맹까지 최대한 결집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4개 국가 중 호주와 일본은 미국이 인도까지 포함시켜 중국 포위망 구축 차원에서 주도하는 쿼드(Quad) 참여국이다.
미국의 핵심 동맹인 한국, 그리고 미국이 참여한 정보협의체인 '파이브 아이즈'(5 Eyes) 구성원인 뉴질랜드는 그동안 쿼드 자체를 확대하거나 쿼드의 주변국 협력 강화가 언급될 때 꾸준히 대상국에 올랐다.
jbr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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