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EU와 노동력 자유 이동 등 양자협상 결렬"
(제네바=연합뉴스) 임은진 특파원 = 스위스 연방 정부는 26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과 수년간 끌어온 '제도적 기본 협정'(institutional framework agreement ·InstA) 초안에 대한 협상이 결렬됐다고 밝혔다.
연방 정부는 성명에서 "이 협정의 주요 측면에 대한 스위스와 EU 간 상당한 이견이 남아 있다고 결론지었다"며 "따라서 이 협정에 서명하지 않기로 했고 이를 EU에 전달했다"고 알렸다.
다만 연방 정부는 "잘 확립된 협력을 보호하고 이미 시행 중인 협정을 체계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스위스와 EU의 공동 이익에 부합한다고 간주한다"며 "지속적인 협력에 관해 EU와 정치적 대화를 시작하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InstA는 120여 개에 이르는 스위스와 EU 간 양자 협정 중 특정 협정을 재조정하기 위한 것으로, 크게 노동력의 자유로운 이동, 산업 표준의 상호 인정, 농산물, 항공 및 육상 운송 등 다섯 가지 분야를 다루고 있다.
이 가운데 가장 큰 쟁점은 노동력의 자유로운 이동에 관한 문제다.
EU는 역내 다른 회원국들처럼 스위스도 완전한 이동을 보장할 것을 요구해왔지만, 스위스는 난색을 보였다.
이 때문에 협상은 수년간 교착 상태를 이어왔다.
이그나치오 카시스 외무장관은 기자 회견에서 노동 시장에 대한 전면적인 접근을 허용할 경우 스위스 시민권자가 아닌 사람도 스위스에서 사회보장권을 얻을 수 있게 된다며 이는 "패러다임의 전환"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스위스가 EU의 긴밀한 파트너로 남기를 희망하며 "제3국과 비교해 협력 등의 이슈에서 동등한 대우를 받기를 원한다"고 덧붙였다.
스위스의 협상 중단 결정에 EU는 "(논의에) 진전이 있었던 점을 고려할 때 이번 결정은 유감"이라며 "이 합의 없이는 우리 관계의 현대화가 가능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AP 통신은 이번 협상 결렬이 약 140만 명의 EU 시민들이 거주하고 약 34만 명이 국경을 넘어 출·퇴근하는 스위스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아울러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 이후 EU와 독자적 관계를 정하기 위해 작업 중인 영국에 반향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평가했다.
engin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