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구 안보이는 콜롬비아 시위…40여명 사망에다 코로나도 악화(종합)
2주 가까이 이어진 시위 사망자 42명…정부·시위대 대화 결실 없어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세제 개편이 촉발한 콜롬비아 시위가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한 채 두 주 가까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와 시위대의 대화가 성과를 내지 못한 가운데 대규모 시위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 악화도 우려되고 있다.
11일(현지시간) 콜롬비아 언론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번 총파업 시위를 주도하는 전국총파업위원회와 이반 두케 콜롬비아 대통령이 전날 처음 만나 대화했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주요 노동조합과 학생단체들로 이뤄진 전국총파업위원회는 대통령 면담 후 정부가 시위대의 요구에 공감을 보여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학생단체 대표인 제니퍼 페드라사도 두케 대통령이 시위 진압 경찰의 과도한 무력 사용에 관대한 발언을 했다고 비판하며, 추가 시위를 예고했다.
다만 정부 측 참석자인 미겔 세바요스 고등평화위원은 양측의 대화가 "경청하고 존중하는 분위기"에서 이뤄졌다며 두케 대통령은 합의점을 찾으려는 의지가 분명하다고 말했다.
이번 시위는 두케 정부의 세제개편안에 반발해 지난달 28일 수도 보고타와 메데인, 칼리 등 전국 주요 도시에서 일제히 시작됐다.
시위대는 소득세와 부가가치세 대상을 확대하는 개편안이 중산층과 서민에게만 큰 부담을 지우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거센 반발에 놀란 정부가 지난 1일 세제개편 계획을 철회했으나 시위는 멈추지 않았다. 시위대는 코로나19로 더욱 심화한 빈곤과 불평등, 만연한 부패와 범죄를 해결할 대책과 교육·의료제도 개선 등을 요구하며 거리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격렬한 시위 과정에서 사상자도 속출했다.
콜롬비아 인권옴부즈맨은 이날 지금까지의 시위 사망자가 42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사망자 중 경찰 1명을 제외한 41명은 모두 민간인이며, 시위 기간 실종된 이들도 168명에 달한다.
콜롬비아 서부 페레이라에서 시위 도중 경찰의 총에 맞은 루카스 비야(37)가 이날 치료 중 숨졌으며, 경찰 진압 과정에서 다쳐 입원했던 알레한드로 사파타(20)는 전날 보고타 시위의 첫 사망자가 됐다.
이들을 포함해 상당수가 경찰의 과잉 진압 과정에서 숨진 것이어서 경찰의 무력 사용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도 커졌다.
코로나19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콜롬비아는 이미 시위 전부터 가파른 3차 유행을 겪고 있었는데, 대규모 시위 속에 재확산세가 길어졌다.
로이터통신은 보고타와 메데인, 칼리 3대 도시에서 가파른 확진자 증가가 이어지면서 중환자 병상 포화도가 95%를 넘기고 있다고 보도했다.
두케 대통령은 전날 "코로나19 3차 유행 와중에 전국 많은 지역에서 사람들의 이동과 접촉이 늘었다"며 "팬데믹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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