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칸 팩토리' 주인공 차오더왕, 중국에 과기대 세운다
오바마 부부가 제작한 다큐 영화 주인공, 푸저우에 과기대 건립
"미중 기술전쟁 상황서 첨단제조업 분야 인재 육성 목표"
(서울=연합뉴스) 정재용 기자 =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부부가 제작한 다큐멘터리 영화 '아메리칸 팩토리'(American Factory·美國工場)의 주인공인 차오더왕(曹德旺) 푸야오(福耀)유리 창업자 겸 회장이 거액을 투자해 과학기술대학을 건립하기로 했다.
중국이 미국과의 기술전쟁을 벌이는 상황에서 첨단 제조업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실무형의 과학기술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서다.
6일 중국의 푸저우신문과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차오 회장은 자신의 고향인 푸젠(福建)성 푸저우(福州)시에 100억 위안(약 1조7천300억 원)을 투자해 '푸야오과학기술대'를 설립하기로 했다.
그가 설립한 '헤렌 자선재단'은 지난 3일 성명을 통해 "푸야오과학기술대는 첨단 제조업 분야의 응용 및 기술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설립된다"고 밝혔다.
푸저우시는 푸젠성의 성도로, 중국의 자동차 유리 전문 기업인 푸야오유리의 본사가 유치한 곳이다.
푸야오과학기술대는 중국 전역에서 3천~5천 명의 학생들을 모집, 육성함으로써 대학 실험실과 산업 현장 간 기술격차를 좁히는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는 게 헤렌 자선재단 측의 설명이다.
미국과 기술전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은 거듭 과학기술 자립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 3월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올해 기초 연구 분야 예산을 10.6% 늘리기로 한 바 있다.
또한 앞으로 5년간 연구·개발 분야 투자를 해마다 최소 7%씩 늘리기로 했다.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이자 스마트폰 제조업체인 화웨이(華爲)를 비롯한 다수의 중국 기술기업들이 미국의 제재를 받는 상황에서 기술자립은 중국 기술기업들의 최우선적인 과제로 부상했다.
홍콩 증시에 상장된 푸야오유리도 미중 기술 전쟁의 영향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메리칸 팩토리는 2019년 스티븐 보그너와 줄리아 레이처트 감독이 2019년 공동으로 메가폰을 잡은 다큐멘터리 영화다.
미국 오하이오주 모레인에 위치한 중국계 기업 푸야오유리 공장을 배경을 하고 있다.
영화는 2014년 푸야오유리가 2008년 금융위기로 문을 닫은 미국의 제너럴 모터스(GM) 공장을 인수한 뒤 벌어지는 중국 자본과 미국 노동자 사이의 갈등과 미중 양국 간 문화 충돌을 다루고 있다.
'유리왕'으로 불리는 이 영화의 주인공인 차오더왕은 노조 설립 움직임에 대해 노조가 생기면 공장 문을 닫을 것이라고 단언한다. 미국 노동자들과 마찰을 겪는 차오더왕의 표정과 단호한 태도가 적나라하게 그려졌다.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부부가 제작자로 참여해 화제를 모았다.
1시간 49분 분량의 아메리칸 팩토리는 2019 선댄스 영화제에서 초연되었으며, 아카데미 장편 다큐멘터리 영화상을 받았다.
이 영화의 제작에는 3년이 걸렸으며 세계 최대 유료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인 넷플릭스를 통해 세계 190개국에서 공개됐다.
jjy@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