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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북서 소수의 사용자가 '백신 불신' 콘텐츠 확산시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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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북서 소수의 사용자가 '백신 불신' 콘텐츠 확산시켜
WP, 미 사용자 상대로 진행한 페이스북 내부연구 소개
"백신 의심집단, 큐어넌 관련집단과 크게 겹쳐"


(서울=연합뉴스) 이영섭 기자 = 페이스북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에 대한 불신을 나타내는 사용자 상당수가 음모론 추종자이기도 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소수 사용자가 다량의 '백신 불신' 콘텐츠를 생산·유통하고, 페이스북 운영 규정을 위반하지 않는 콘텐츠도 백신 불신에 큰 영향을 주는 것으로도 나타났다.
14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페이스북이 백신 불신의 전파과정을 이해하기 위해 미국 내 사용자를 상대로 진행 중인 대규모 연구에 관한 문건을 입수해 초기 결과를 소개했다.
페이스북 측은 미국 사용자를 638개의 하위집단으로 구분해 집단별 백신 불신 정도를 살펴봤다. 하위 집단의 정확한 분류기준은 문건에서 공개되지 않았다.
분석 결과 백신에 회의적인 집단들은 극우 음모론 단체 '큐어넌' 연관 집단과 상당 부분 겹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건은 큐어넌과 연관된 집단에서 백신을 의심하는 정서가 팽배해 있다면서 큐어넌이 백신 불신을 초래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이들 집단에서 백신 의심은 대개 엘리트와 사회제도에 대한 불신과 연관돼 있었다.
이번 연구에선 페이스북 내 백신 불신 콘텐츠의 상당량이 소수 사용자로부터 나온다는 점도 드러났다.
총 638개 집단 중 단 10개에서 전체 백신불신 콘텐츠의 절반가량이 유통되고 있었다. 백신 불신 콘텐츠가 가장 많은 집단에선 고작 111명의 사용자가 관련 콘텐츠 절반을 생산·유통했다.
연구진은 일부 집단에 백신 불신 콘텐츠가 집중된 점을 고려하면 해당 집단에서 일종의 '에코 체임버' 현상이 나타나는 것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에코 체임버란 비슷한 성향끼리 소통한 결과 자신과 다른 견해를 불신하며 기존 생각만 공고해지는 현상이다.

백신 불신을 초래하는 콘텐츠 중에는 페이스북의 내부 규정에 어긋나지 않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페이스북은 지난해 12월부터 명백한 허위정보나 오해 소지가 있는 주장은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금지 콘텐츠' 기준은 충족하지 않으면서도 근거 없는 백신 불신을 초래하는 콘텐츠도 많다고 WP는 설명했다.
백신과 관련해 실제보다 더 심각한 부작용을 우려하는 글이 여기에 포함될 수 있다.
페이스북은 이번 연구 결과를 토대로 백신 불신 콘텐츠 대응 방안을 개선할 것으로 보인다. 아직 구체적인 해법을 마련하진 않았다고 페이스북 측은 밝혔다.
다만 문제 되는 콘텐츠를 더 강하게 규제하려 할 경우 명확한 구분 기준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라고 WP는 평가했다.
한 페이스북 고위 관계자는 최근 샌프란시스코 크로니컬 기고문에서 "백신 관련 대화 내용엔 미묘한 뉘앙스가 많아서 이롭거나 해로운 것으로 명백히 구분할 수 없을 때도 있다"라면서 "백신 관련 개인 경험을 담은 게시글을 구별하긴 쉽지 않다"라고 토로했다.
youngle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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