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채금리 상승에 성장주 ETF 지고 경기민감주 ETF 뜬다
이달 바이오·2차전지 ETF 약세…원자재·에너지·여행 ETF 강세
(서울=연합뉴스) 박원희 기자 = 이달 들어 미국 국채금리가 급등한 여파로 상장지수펀드(ETF)의 수익률이 엇갈렸다.
바이오·2차전지 등 그간 성장주로서 주목받은 ETF가 약세를 보인 반면, 원자재·에너지·철강·여행 레저 등 경기민감주 관련 ETF는 강세를 보였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TIGER KRX 바이오 K-뉴딜' ETF는 이달에 10.79% 하락했다. 이는 국내 주식을 기초 자산으로 삼은 ETF(레버리지 제외) 가운데 최대 하락률이다.
'TIGER KRX 바이오 K-뉴딜' ETF는 거래소가 산출하는 KRX 바이오 K-뉴딜 지수를 추종하는 상품이다. 이 지수는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셀트리온[068270], SK바이오팜[326030], 셀트리온헬스케어[091990] 등 국내 주요 바이오 기업들로 구성돼 있다.
성장주는 현재 실적보다 미래의 실적이 주목받는 종목이다. 미래의 실적이 할인을 거쳐 현재 기업 가치로 환산돼 주가에 반영되는데 금리가 낮을수록 할인율이 낮아져 성장성은 더 크게 평가받게 된다. 여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는 바이오주의 성장성에 더욱 주목하게 했다.
이에 최근 금리의 상승은 바이오 등 성장주의 평가 가치(밸류에이션)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실제 바이오뿐만 아니라 'TIGER KRX 게임 K-뉴딜'(-6.37%), 'TIGER KRX 2차전지 K-뉴딜'(-6.19%) 등 그간 강세를 보인 다른 국내 성장주도 이달 들어 주춤하는 모양새다.
반면 'KODEX 철강'은 이달에 10.08% 오르며 국내 주식을 기초자산으로 한 ETF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금리 상승이 경기 회복 신호로 받아들여지며 경기민감주인 철강주의 주가를 끌어올린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로부터의 정상화 기대가 반영되면서 'TIGER 여행레저' ETF도 9.64% 상승했다. 'TIGER 은행'(8.78%)도 강세를 보였다.
해외 주식을 기초로 한 ETF 가운데에는 'KBSTAR 미국 S&P 원유생산기업(합성 H)'(24.66%), 'KODEX 미국 S&P 에너지(합성)'(23.73%) 등 에너지 관련 기업들의 주가를 추종하는 ETF가 크게 올랐다.
반면 'TIGER 차이나전기차 SOLACTIVE'(-10.83%) 등은 하락했다. 해당 ETF는 전기차 업체 비야디(BYD), 2차전지 생산장비 업체 선도지능장비 등 중국의 전기차 공급사슬(밸류체인) 관련 기업들에 투자한다. 최근 인민은행의 유동성 축소 이슈 등으로 중국 증시의 변동성은 커지고 있다.
구리·원유 등 원자재 가격의 상승으로 관련 ETF의 수익률도 엇갈렸다. 'TIGER 구리 실물'(26.13%), 'KODEX WTI 원유선물(H)'(20.74%), 'TIGER 금속 선물(H)'(14.88%) 등은 올랐으나 'TIGER 원유선물 인버스(H)'(-17.56%) 등은 하락했다.
금리 상승에 대한 부담으로 증시의 변동성도 커진 가운데 당분간 업종별 차별화가 계속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박석중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추가 조정의 깊이는 우려보다 깊지 않고 예상보다 기간 조정이 장기화함에 따라 업종별 차별화가 심화할 것으로 판단"한다면서 "(증시) 복원 과정에서 주도주는 (경기) 민감주로 귀결되기보다 이익 모멘텀(동력)을 확보하거나 기초여건(펀더멘탈) 대비 주가 조정이 과도했던 테마로 분산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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