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미 바이든 취임 앞두고 팔레스타인에 강공
탱크로 가자지구 공격·서안 정착촌 건설 입찰 공고
이스라엘, 바이든 정부에 '팔레스타인 유화 정책' 경고 메시지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 이스라엘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을 앞두고 팔레스타인을 향해 강공을 퍼부었다.
바이든 당선인이 전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보다 팔레스타인에 상대적으로 유화정책을 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스라엘 정부가 팔레스타인 압박정책을 고수할 것이라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이스라엘군 탱크 부대가 19일(현지시간) 밤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진지들을 공격했다고 AFP 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에서 로켓포 한 발이 이스라엘 영토로 날아온 데 대한 대응으로 발포했다고 설명했다.
이스라엘 탱크의 공격에 따른 사상자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지중해 연안 가자지구는 팔레스타인인 약 200만명이 사는 지역이며 이스라엘에 강경한 팔레스타인 정파 하마스가 2007년부터 이곳을 독자적으로 통치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를 테러단체로 규정하고 가자지구를 정치·경제적으로 봉쇄하면서 전투기, 탱크 등을 동원해 자주 공격해왔다.
가자지구가 탱크 공격을 당한 것과 맞물려 팔레스타인의 다른 자치지역 요르단강 서안에서도 이스라엘 공세가 이어졌다.
AFP통신은 20일 이스라엘의 정착촌 감시단체 '피스나우'를 인용해 이스라엘 정부가 서안과 동예루살렘에 신규 유대인 정착촌 2천500여채 건설에 대한 입찰 공고를 냈다고 전했다.
피스나우에 따르면 이번에 입찰 공고가 난 정착촌은 서안에 2천112채, 동예루살렘에 460채다.
피스나우는 "(이스라엘) 정부는 미국 행정부가 교체되기 직전까지 정착촌 건설을 위해 '미친 듯이' 투쟁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스라엘 총리) 네타냐후는 이렇게 함으로써 미국과 이스라엘 관계에서 새 장을 열거나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을 정말 해결할 뜻이 없다는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이스라엘 정부는 17일 서안에 신규 정착촌 780채 건설을 승인했다.
요르단강 서안과 동예루살렘은 이스라엘이 1967년 제3차 중동전쟁을 통해 점령한 땅이다.
유엔 등 국제사회는 유대인 정착촌을 불법으로 규정하지만 이스라엘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정착촌을 계속 확대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정착촌이 국제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며 이스라엘 우파 지도자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에게 힘을 실어줬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은 정착촌에 비판적 입장을 보일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지명자는 19일 상원 인준청문회에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의 해법으로 이른바 '2국가 해법'(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독립국가 동시 인정)이 최선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행정부가 '2국가 해법'을 추진하려면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의 최대 쟁점인 정착촌을 둘러싼 긴장을 완화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바이든 행정부는 미국의 중동정책에서 친(親)이스라엘 전략이라는 큰 틀은 고수할 전망이다.
브링컨 지명자는 인준청문회에서 '미국이 예루살렘과 예루살렘 대사관에 대한 태도를 이어갈 것이냐'는 질문에 망설이지 않고 "그렇다"고 답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2018년 5월 국제사회의 반대 여론에도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미국 대사관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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