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력업계 "한전의 풍력발전 진입 반대…공정경쟁 불가"
(서울=연합뉴스) 윤보람 기자 = 민간 풍력발전 사업자들이 한국전력[015760]의 풍력발전 사업 진출 시도에 반발하고 나섰다.
한국풍력산업협회는 7일 서울 여의도 전국경제인연합회 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전의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 참여를 허용하는 내용의 전기사업법 일부개정안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송갑석 의원이 대표 발의한 이 법안은 한전이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 발전시설을 직접 운영하면서 전기를 생산할 수 있게 하는 내용이다. 현행법상 한전은 전기 판매만 할 수 있고 직접 생산은 할 수 없다.
풍력협회는 "한전은 전력시장에서 전력 판매와 송배전망 건설·운영 등 독점 또는 우월한 권한을 보유하고 인허가 곳곳에서 '심판' 역할을 한다"며 "이런 한전이 발전사업에 직접 진입할 경우 '선수' 역할을 하는 민간 발전기업으로서 공정한 경쟁과 상생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한전이 사내 회계와 조직 분할, 자체적인 전력계통망 정보 공개 등 부서 재편성, 사내 규칙 변경 등과 같은 미약한 조치만으로 시장 공정성을 지키고 민간 영역 침해를 예방할 수 있다고 단언하지만 이는 업계에서 전혀 공감할 수 없는 내용"이라고 비판했다.
풍력협회는 한전이 밝힌 신재생에너지 사업 진출 이유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한전은 민간 발전업계가 주민 수용성과 복잡한 인허가 절차로 사업 추진에 애로를 겪고 있고, 기업 규모와 자금 조달 능력이 부족해 대규모 단지를 조성하기 어려운 만큼 국가적인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해선 한전이 나서야 한다는 입장이다.
풍력협회는 "현재 국내 풍력시장은 기존 발전사업자들이 육상풍력 약 9.5GW, 해상풍력 약 25.5GW의 사업을 추진할 정도로 개발에 강한 의지를 보인다"며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유수 기업들이 개발에 참여 중이고, 좋은 투자처를 찾는 국내 금융권을 통해 충분히 자금 수혈이나 PF가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협회는 "발전공기업 노조와 민간 발전업계가 수차례 반대 입장을 표명했음에도 한전이 초법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면서 "전력계통을 보강·확충하는 한전의 고유 업무에 매진하는 것이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정책 목표에 부합하는 최적의 답안"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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