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서 중성자 평균수명 첫 측정…수십년 논쟁 종지부 찍나
정밀 측정하면 '병' vs '빔' 방법 9초 차이 논쟁 해결 기회 될 듯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중성자의 평균 수명을 우주에서 측정할 수 있는 제3의 방법이 처음으로 제시돼 이를 둘러싼 수십 년 논쟁에 종지부가 찍힐지 주목된다.
중성자는 양성자와 함께 원자의 핵을 이루는 핵자(核子)로 평균 수명을 정확히 알아야만 빅뱅 이후 초기 우주의 원자 구성을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측정 방식에 따라 중성자의 평균 수명이 9초나 차이가 나 수십년간 갑론을박이 이어져 왔으며 최근들어 제3의 방법으로 우주에서 이를 재는 방법이 모색돼 왔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응용물리학연구소(JHUAPL)와 영국 더럼대학에 따르면 두 대학 공동 연구팀은 미국의 수성 탐사선 '메신저'(MESSENGER) 관측 자료를 이용해 우주에서 중성자 평균수명을 측정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결과를 과학 저널인 '물리학 리뷰 연구'(Physical Review Research) 최신호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우주에서 중성자 평균수명을 측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했다.
메신저호는 수성 극지에 얼음 형태로 존재하는 물 분자의 수소 원자에서 나오는 중성자를 포착하기 위해 중성자 분광기를 탑재하고 있었으며, 수성으로 향하는 과정에서 금성 대기에서도 처음으로 중성자 측정을 진행했다.
메신저는 수성 궤도에서 수백에서 수천킬로미터로 고도를 달리하며 우주선(線)을 받아 표면의 원자에서 분리된 뒤 초속 수킬로미터로 대기 중으로 날아오르는 중성자를 측정했다.
중성자는 원자에서 분리되면 양성자와 전자로 곧바로 붕괴하는데 중성자가 높은 고도에서 관측될수록 평균수명도 길다는 것을 의미하게 된다.
연구팀은 컴퓨터 모델을 통해 메신저호가 수성에서 중성자 평균수명을 10~17분 사이에서 포착할 것으로 예측했으며, 실제 측정치와 비교해 평균수명이 13분가량 되는 것으로 분석했다. 연구팀은 통계적 오차와 불확실성 등을 고려해 2분가량 오차가 있는 것으로 계산했다.
이는 실험실에서 중성자 평균수명을 측정한 것과 부합하는 것이다.
중성자 평균수명은 특수한 병 속에 중성자를 넣고 방사성 붕괴 기간을 측정하는 병(bottle) 방법과 중성자 빔을 쏘아 방사성 붕괴로 생기는 양성자 수를 세는 빔(beam)방법으로 측정돼 왔는데, 각각 평균 14분39초와 14분48초를 제시해 왔다.
두 측정 방법의 차이가 9초에 불과하지만 측정 오차가 최대 2초인 점을 감안하면 작은 것이 아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결과는 전혀 다른 목적을 위해 측정된 자료만으로도 우주에서 중성자의 평균수명을 측정할 수 있었다는 점을 보여줬다"면서 중성자 평균수명 측정할 전문 탐사선을 보내면 정밀한 측정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금성이 두꺼운 대기와 큰 질량을 갖고있어 중성자 평균수명 측정에 적합하다고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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