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백신 공유' 채택될까…EU vs 미국 힘겨루기
세계보건총회 화두 중 하나는 '백신독점 방지'
미국 우선주의·업계 영리추구 속 구체적 결의 나올지 주목
(서울=연합뉴스) 신유리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세계가 공유하는 방안을 놓고 유럽연합(EU)과 미국의 대립이 심화하고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17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18일 화상으로 열리는 세계보건기구(WHO) 연례총회인 세계보건총회(WHA)에서는 부자 국가들이 코로나19 치료제 및 백신을 독점하지 못하도록 하는 방안이 주요 화두로 논의된다.
일부 국가들이 코로나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의약품을 사들여 세계적으로 품귀 현상을 일으킨 데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제약사들과 미국에 백신을 우선 공급하도록 계약하면서 공공의료 전문가들의 불만이 고조돼왔다.
특히 미국과 중국이 코로나19 사태에서 갈등 조짐을 보이는 사이 EU의 목소리가 커졌다.
이탈리아, 프랑스, 독일, 노르웨이 등이 주도하는 EU 진영은 이달 초 치료제와 백신을 공정하고 평등하게 공유할 것을 촉구하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특히 WHA를 앞두고 EU 진영은 '자발적 특허 공유(pool)' 방식을 제안했다. 이에 따르면 제약사들은 의약품 개발에 쏟아부은 대가로 비싼 값을 매기던 특허를 포기하도록 압박을 받는다.
반면 모든 국가가 비용을 부담할 수 있는 수준에서 의약품에 접근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수주에 걸친 협상 과정에서 결의안 문구를 놓고 논쟁이 격렬해졌다.
주요 제약사를 거느린 국가들이 연구개발(R&D)에 쏟아부은 비용을 충당하려면 특허를 충분히 높은 가격으로 보장해줘야 한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이 여파로 WHA 결의가 올바른 방향을 따르겠지만 지나치게 약한 문구로 표현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비정부기구인 국제지식생태(KEI)의 디렉터인 제이미 러브는 "대체로 (결의안은) 실망스럽고 형편없는 수준으로, 원래 더 좋은 문구가 있었지만 부결됐다"면서 "치료제 및 백신의 특허 공유를 주도해온 WHO에 맞서 미국, 영국, 스위스를 포함한 국가들이 반대 의견을 들이밀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영국 정부 대변인은 "우리는 의약품 개발을 위한 공공 및 민간 협력을 계속 지지할 것"이며, 비독점적·자발적 라이선스 및 백신 개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도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newglas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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