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리크스' 어산지, 영국 변호사와 연인관계…아들 둘 낳아
에콰도르 대사관 도피생활 와중에 변호사와 연인으로 발전
출산 장면도 실시간 영상으로 지켜봐…미국서 기소된 어산지, 송환 거부 법정 싸움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폭로 전문사이트 '위키리크스'의 설립자인 줄리언 어산지(48)가 런던의 에콰도르 대사관에서 도피 생활을 하는 동안 자신을 대리하는 여성 변호사와 연인 관계로 발전해 비밀리에 두 아들까지 낳은 것으로 확인됐다.
어산지의 영국 내 변호사이자 연인 관계인 스텔라 모리스 변호사는 이런 내용을 보도한 영국의 일간지 '메일'의 12일(현지시간) 일요판 보도가 사실이라고 확인했다.
모리스 변호사는 이날 소셜미디어에 12분짜리 영상을 올려 어산지와 자신의 지난 5년간의 관계와 둘 사이에서 태어난 3살과 1살의 두 아들의 존재를 밝혔다.
모리스 변호사는 "우리는 2015년 사랑에 빠졌다"면서 "그는 내가 아는 가장 훌륭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일간 메일의 보도에 따르면, 어산지와 모리스는 2011년 변호사와 의뢰인의 관계로 만난 뒤 2015년 연인 관계로 발전했고 2016년 첫 번째 아들을 출산했다.
어산지는 에콰도르 대사관에 갇혀 망명 생활을 하는 동안 모리스가 런던의 병원에서 아이들을 낳을 때 실시간 영상으로 출산 장면을 지켜봤다고 한다.
어산지의 두 아들은 모두 영국 시민권을 획득했으며, 어산지가 에콰도르 대사관에 있을 때나 이후 교도소로 옮겨졌을 때도 면회를 했다고 한다.
모리스는 "많은 사람이 이런 상황에서 가족을 꾸리는 것이 제정신이 아니라고 하지만 우리에게는 그렇지 않았다"고 말했다.
영국 정부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자국 내 교도소에 급확산할 것을 우려해 일부 수감자들의 가석방을 허용할 계획인 가운데 어산지 사건 담당 판사는 지난달 25일 그의 가석방 신청을 거부했다.
어산지와 모리스를 2011년 처음 연결해준 제니퍼 로빈슨 변호사는 "어산지의 건강에 심각한 우려가 있다는 의학적 소견과 가족들의 요구에도 판사가 보석을 거부했다"고 비난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호주 출신인 어산지는 미국의 브래들리 매닝 일병이 2010년 빼낸 70만건의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 관련 보고서, 국무부 외교 기밀문서를 건네받아 자신이 설립한 폭로사이트 위키리크스를 통해 대대적으로 공개했다.
이 폭로는 전 세계적으로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고 어산지는 미국의 1급 수배 대상이 됐다.
그는 2010년에는 미군이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아파치 헬기로 로이터통신 기자 2명을 포함한 십수 명의 민간인을 공격해 숨지게 한 장면이 담긴 2007년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후 어산지는 영국 런던의 에콰도르대사관으로 들어가 7년간 도피생활을 하다가 작년 4월 영국 경찰에 체포된 뒤 보석조건 위반으로 징역 50주를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미국 검찰은 지난해 어산지를 방첩법 위반 등 18개 혐의로 기소했으며, 영국 정부는 미국의 송환 요청을 수락했다. 이에 어산지 측은 송환을 거부하는 소송을 영국 법정에서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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