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도안 "러시아와 대화 불만족…군사작전은 시간문제"
"이들립 작전 수행 준비 마쳐…마지막 경고하는 것"
러시아 외무 "터키와 회담서 합의 이루지 못해"
(이스탄불=연합뉴스) 김승욱 특파원 = 시리아 사태 해결을 위한 러시아와 터키 간 협상이 진행되는 가운데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협상 상황에 불만을 나타내며 "군사작전은 시간문제"라고 경고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집권 정의개발당(AKP) 행사에서 "러시아와의 회담에서 원하는 것을 얻지 못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러시아와 대화는 계속하겠지만 협상 테이블의 상황이 우리의 요구를 충족하는 것과는 거리가 먼 것이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이 이끄는 시리아 정부군을 북서부 반군의 거점인 이들립과 알레포 주(州) 일대에서 몰아내기 위한 군사작전에 착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유프라테스 방패'·'올리브 가지'·'평화의 샘' 등 터키군이 시리아 영토 내에서 전개한 작전들을 언급하며 "이전과 마찬가지로 우리는 예고하지 않고 어느 날 갑자기 작전을 펼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우리는 이들립에서 독자적인 작전을 수행하기 위한 모든 준비를 마쳤다"며 "우리는 지금 마지막 경고를 하고 있다. 군사작전은 시간문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터키와 이들립 주민 모두를 위해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이들립을 안전한 장소로 만들기로 결심했다"고 덧붙였다.
이들립 일대는 2011년 시리아 내전 발발 이후 알아사드 정부에 대항해 온 반군의 마지막 거점이다.
반군을 지원하는 터키와 정부군을 돕는 러시아는 2018년 9월 이들립 일대에서 휴전에 합의하고 긴장완화지역을 설치하기로 했다.
그러나 정부군과 러시아군은 지난해 초 옛 알카에다 세력이 이 지역을 장악하자 테러 조직 격퇴를 명분으로 공격을 재개했다.
정부군은 반군을 터키 국경 근처까지 몰아붙였으며, 정부군의 공격에 이들립에 배치된 터키군 병사까지 사망하자 터키는 보복 공격에 나섰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알아사드 정권을 향해 이달 내로 이들립 긴장완화지역 밖으로 철수할 것을 요구했다.
이들립 일대의 무력충돌이 격화하자 터키와 러시아는 사태 해결을 위해 이스탄불과 모스크바에서 회담을 가졌지만, 합의를 도출하는 데 난항을 겪고 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날 모스크바에서 열린 회담에서 "어떤 합의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이들립 협상 이행과 관련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에르도안 대통령 사이에 합의된 어떤 최종 결과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어떤 새로운 요구도 하지 않았다"며 러시아는 기존의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고 밝혔다.
터키는 알아사드 정부와 러시아가 2018년 러시아 소치에서 체결한 합의를 무시하고 반군을 공격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반면, 러시아는 터키가 반군을 지원한다는 명목으로 사실상 테러 조직을 감싸고 있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현재 시리아 반군의 주축을 이루는 하야트 타흐리흐 알샴(HTS)은 옛 알카에다 시리아 지부에 뿌리를 둔 무장조직이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들립 사태와 관련해 터키의 동료들은 온건한 반군과 테러리스트를 구분하는 데 실패했다"고 비판했으며,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터키는 테러 조직을 무력화할 의무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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