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교황청 외교장관 독일서 첫 대면…"관계 개선 상징"
뮌헨안보회의서 회동…"정기적 만남 이어갈 것"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중국과 바티칸 교황청의 외교장관이 안보 회의가 열리고 있는 독일 뮌헨에서 회동했다고 AFP 통신 등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교황청 외무장관인 폴 리처드 갤러거 대주교(영국)와 왕이 중국 외교장관이 14일 만나 회담했다. 양국 최고위급 외교 당국자가 대면한 것은 처음이다.
이는 2018년 9월 중국 정부가 자의적으로 임명한 주교 7명을 교황청이 승인하는 것을 뼈대로 한 합의안에 서명한 뒤 점진적으로 개선되고 있는 양국 관계를 상징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왕이 장관은 회담에서 "오늘 중국과 교황청의 외교장관이 처음 만났다"고 의미를 부여하며 "이는 지금까지 지속하는 양국 간 교류의 연장선에 있으며, 오늘 만남으로 인해 미래 교류의 폭은 더 넓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교황청도 성명을 통해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대화가 이뤄졌다면서 "(양국 관계의) 긍정적인 발전"이라고 언급했다.
두 장관은 회담에서 2018년 합의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쌍무적 수준에서 정기적 만남을 지속하려는 양측의 의지를 재확인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중국 정부의 대응 노력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
이 자리에서 왕이 장관은 바이러스가 효과적으로 통제되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고 국제사회가 중국의 대응을 지지해 주도록 교황청이 건설적인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고 중국 현지 언론은 보도했다.
중국은 마오쩌둥을 주석으로 하는 공산 정권을 수립한 뒤인 1951년 바티칸 교황청과의 관계를 단절했으며, 이후 양국은 불편한 관계를 이어왔다. 교황청은 유럽 국가 가운데 유일하게 대만과의 외교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중국에는 대략 1천200만명의 가톨릭 신자가 있으며, 정부가 관장하는 교계와 교황청에 가까운 비공식 교계로 분열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제와 주교 역시 정부가 관리하는 교회에서만 배출된다.
이 때문에 교황청은 중국 정부가 임명하는 주교를 인정해오지 않았으나 2018년 9월 합의를 통해 프란치스코 교황이 처음으로 이를 승인하면서 관계 개선의 물꼬를 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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