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이란에 약·식품 수출통로 시험 가동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스위스 정부는 미국의 대이란 제재에 저촉되지 않으면서 이란에 약과 식품 등 인도적 품목을 수출하고 대금을 받을 수 있는 수단을 시험 가동한다고 30일(현지시간) 밝혔다.
스위스 정부는 스위스인도적교역절차(SHTA)로 이름 붙여진 결제 통로를 이용해 이란과 인도적 교역을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SHTA는 스위스에 본사를 둔 의약·의료, 식품 관련 업체와 무역 업체가 이란에 인도적 물품을 수출하고 그 대금을 스위스의 은행이 보증하는 방식이라고 스위스 정부는 설명했다.
이어 SHTA를 통해 255만 달러(약 30억원) 어치의 항암제와 장기 이식에 필요한 약품이 처음 이란 측과 거래됐다면서 수주 안에 정상 가동될 것으로 기대했다. 이 첫 거래에는 스위스 BCP 은행과 제약사 노바티스가 참여했다.
인도적 물품은 미국의 대이란 제재가 적용되지 않아 외국 회사가 이란으로 수출해도 되지만 금융 제재 탓에 대금 회수가 어려워 교역이 사실상 불가능했다.
또 이란 내 거래처가 대금 지급을 위해 신용장을 받을 수 있는 이란 내 주요 은행이 미국의 제재 대상이기도 해 정상적인 수출 대금 결제가 대부분 중단됐다.
이 때문에 이란에서 일부 약품이 부족해 환자와 의료진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스위스 정부가 미국, 이란 당국과 SHTA 가동을 위해 2018년부터 작업을 진행했다"라며 "미 재무부가 이에 참여하는 스위스 은행이 미국의 제재를 위반하지 않고 금융 거래를 할 수 있도록 보증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어 "이 보증을 받는 대신 스위스 수출업자와 은행은 스위스 정부에 이란과 거래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제출하고 스위스 정부는 이를 미 재무부와 공유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미 재무부는 이날 낸 성명에서 "(SHTA를 통한) 거래는 향후 이란으로 인도적 물품을 수출할 수 있도록 하는 전범이 될 것이다"라고 밝혔다.
주이란 스위스 대사관은 이란과 국교가 없는 미국의 이익대표부로서 미국과 이란이 공식·비공식으로 상대방에게 의사를 전달하는 통로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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