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감정원 "올해 수도권 집값 7년 만에 하락 전환할 것"
보유세 강화 등으로 전국 0.9%, 수도권 0.8% 하락 예상…전셋값은 낙폭 둔화
"2022년 다주택자 보유세 주택당 최대 2천300만원 증가할 것"
(서울=연합뉴스) 서미숙 기자 = 올해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아파트값이 하락 전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감정원 부동산연구원은 2020년 부동산 시장 전망 세미나에서 올해 수도권 주택가격이 0.8%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수도권 주택가격이 하락한다면 2013년(-1.12%) 이후 7년 만에 하락 전환이다.
수도권의 약세 전환으로 전국의 주택가격도 전년 대비 0.9%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감정원 통계 기준을 지난해 0.36% 하락한 것보다 낙폭이 커진다고 보는 것이다.
연구원은 "12·16대책 발표로 고가주택 가격의 움직임 둔화가 나타나고 있다"며 "대출 규제와 보유세 강화 등으로 매수심리가 위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구원은 종부세 강화에 따라 향후 3년간 서울 고가주택 보유세 부담 수준이 현 시세의 3∼4%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로 인해 보유세 영향이 가시화하는 올해 하반기 이후 서울 주택가격도 하향 조정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다.
일각에서 양도세 중과 회피 매물 증가 등으로 상반기에 집값이 하락하고 하반기에 오를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보유세 부담 때문에 하반기에도 가격이 상승 전환할 가능성은 작다는 것이다.
전셋값은 수도권은 보합, 지방은 1.2% 떨어지면서 전국적으로 0.4% 하락할 것으로 예상됐다. 서울 등의 전셋값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지난해 1.26% 하락한 것에 비해서는 낙폭이 둔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연구원이 하반기 집값 하락을 전망하는 것은 다주택자의 보유세 부담이 커지면서 순자산의 감소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연구원은 자체 시뮬레이션 결과 다주택자 기준으로 공시가격 6억원 초과 종부세 대상자의 보유세가 12·16부동산 대책으로 인해 공정시장가액비율이 100%로 높아지는 오는 2022년에는 과표구간에 따라 보유세 부담이 최소 10만원에서 최대 2천300만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분석했다.
이는 주택임대차정보시스템(RHMS) 정보를 바탕으로 개인 주택 보유에 대한 세액을 추정한 것으로, 과표는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시세의 70%, 2020년 이후 공시가격 상승률은 지난해 수준으로 적용해서 나온 결과다.
보유세가 높을수록 시세 대비 부담률도 높았다.
보유세액이 1천만원인 경우 2020년부터 2022년까지 3년간 시세의 0.72%, 1천만∼3천만원은 1.61%, 3천만∼5천만원은 3.06%, 5천만원 이상은 시세의 4.07%까지 보유세를 부담해야 할 것으로 예상됐다.
시장분석연구부 이준용 부장은 "고가주택일수록 시세가 그만큼 올라주지 않으면 보유세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고, 정부 규제로 시세가 하락 또는 보합 전환할 경우 보유세 부담은 곧 순자산 가치가 감소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집값 상승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결과적으로 고가주택을 투자목적으로 보유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 부장은 "우리나라의 보유세는 OECD 평균보다 낮은 수준으로 우리와 같은 저세율 국가는 보유세 인상이 시장 안정에 효과적"이라며 "적정 세율 정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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