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내전 격화…"정부군의 반군거점 공격에 22만명 피란"
구호단체, 이들립 실태 집계…추위·폭우에 인도주의 위기
"지상공격 일주일간 어린이 79명 비롯해 민간인 252명 사망"
(서울=연합뉴스) 현윤경 기자 = 시리아 정부군이 반군의 마지막 거점인 시리아 북서부 이들립에 대한 총공세를 펼침에 따라 피란길에 오른 주민의 수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시리아 북서부에서 활동하는 구호단체 '시리아대응조정그룹'(SRCG)은 25일(현지시간) AP통신에 현재까지의 피란민의 수가 21만6천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지난달 하순 이래 반군의 마지막 남은 거점인 이들립 주의 남부와 동부에 대한 폭격을 이어온 시리아 정부군은 지난주부터는 지상 공격까지 개시하며 이 일대 40곳이 넘는 마을들을 점령했다.
이에 따라, 이 일대에서 생활하던 주민들은 귀중품과 옷가지, 이부자리 등만 겨우 챙긴 채 황급히 피난길에 나서고 있다.
현지 민간구조대 '하얀헬멧' 등이 온라인에 게시한 영상에는 이들립 일대의 주민들이 승용차와 트럭 등에 몸을 싣고 북쪽의 터키 국경을 향해 길을 떠나 도로에 긴 차량 행렬이 형성된 모습이 담겼다.
유엔은 이들립을 겨냥한 지상공격이 지난 19일 개시되기 이전에 이들립 주민 약 6만명이 이미 피난을 떠났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런 발표로 미뤄볼 때, 피란민 수는 지상공격이 시작된 뒤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알카에다에 연계된 반군이 장악하고 있는 이들립 일대에는 총 300만명의 민간인이 거주하고 있다.
구호단체는 정부군의 공격이 격화됨에 따라 이들립 일대 마을 250곳의 주민들이 뚜렷한 목적지도 없이 피난길로 내몰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와중에 사망한 민간인도 252명에 달하고, 이 가운데 79명은 어린이라고 단체는 덧붙였다.
단체는 그러면서 추위와 폭우로 피란민의 고생이 가중되고 있다며 이들에게 도움을 손길을 내밀 것을 다른 구호단체들에 촉구했다.
또한, 시리아 정부군과 러시아 등 시리아 정부의 동맹이 군사 행동을 멈출 것을 국제사회가 압박해 줄 것도 요청했다.
한편, 시리아 정부군은 대대적인 공습과 포격을 틈타 반군이 장악한 주요 도시 중 하나인 이들립 주의 북부 도시 마아렛 알누만으로 진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도시는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와 북부에 위치한 시리아 최대도시 알레포를 잇는 주요 고속도로 상에 위치한 곳이다.
바샤르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이 이끄는 시리아 정부군의 당면한 목표는 시리아 내전이 발발한 2012년 이래 반군에 의해 폐쇄된 이 전략적인 고속도로의 운행을 재개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AP는 지적했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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