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철수한다던 미군 두달만에 IS 격퇴전 재개
美 사령관 "미군 500명으로 대규모 작전 재개"
유로폴은 온라인 융단폭격…극단주의 페이지 2만6천건 제거
(서울=연합뉴스) 하채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리아 북부에서 병력을 철수한다고 돌연 발표한 지 약 두 달 만에 미군이 이 지역에서 대규모 군사작전을 재개한다.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 미국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의 즉흥적 '시리아 철군' 결정이 참모의 설득으로 번복되는 일이 반복된 것이라고 25일(현지시간) 진단했다.
미군 중부사령부 케네스 F. 매켄지 주니어 사령관은 23일 바레인 수도 마나마에서 열린 지역 안보 포럼 '마나마 대화'에서 취재진에 "앞으로 며칠∼몇주에 걸쳐 ISIS(수니파 극단주의조직 '이슬람국가'의 옛 약칭) 잔당 격퇴전의 속도를 복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매켄지 사령관은 재개되는 시리아 북부 이슬람국가(IS) 격퇴전에 투입할 미군은 약 500명이며, 작전 구역은 유프라테스강 동쪽 데이르에즈조르 지역으로, 북쪽으로 하사카, 북동쪽으로 이라크 인접 국경까지라고 소개했다.
작전 시한과 관련 매켄지 사령관은 "종료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매켄지 사령관은 미군의 당면 임무는 IS 격퇴작전이지만 시리아 정부군 견제 역할도 시사했다.
그는 "어느 시점에서는 정부군이 지상에서 (유프라테스 동쪽으로) 진격하리라 예상한다"고 했다.
지난달 초 트럼프 대통령이 시리아 북부 미군 철수 결정을 공표했을 때 시리아 주둔 미군의 규모는 1천명 선이었다.
당시 미국 언론은 시리아 주둔 미군 약 1천명 가운데 700명 이상이 철수하고, 이라크·요르단 국경과 만나는 시리아 남부 앗탄프(탄프) 기지에 200∼300명이 남으리라 예상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달 21일 트윗을 통해 "요르단과 이스라엘에 가까운, 완전 다른 시리아 지역 및 조금 다른 지역에 (미군이) 머물 것"이라고 알렸다.
미국 정치권과 동맹국에서는 미군의 시리아 철수가 IS가 부활하는 조건을 만들고, 러시아·이란·시리아에 지정학적 이득이 되며, 쿠르드 세력을 배신하는 것이라며 거센 비난이 일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철군 결정 후 미군 특수부대와 이들을 돕는 쿠르드 민병대는 소규모 작전만 수행했다.
또 터키의 월경 군사작전으로 쿠르드 병력은 북부 국경지역에서 30㎞가량 후퇴했다.
최근 미군과 쿠르드 민병대는 다시 결집했으며 더 좁은 구역에서 대규모 IS 격퇴전을 재개할 수 있게 됐다고 매켄지 사령관은 설명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놓고 NYT는 열달 동안 트럼프 대통령이 돌발적으로 '시리아 즉시 철군' 결정을 내리고, 참모들의 설득으로 재검토하는 과정이 반복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익명의 미국 국방부 고위 관계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언제라도 예고 없이 트위터로 미군 철수 결정을 공지할 수 있기에 항상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NYT는 전했다.
한편 유로폴은 인터넷 업계와 공조로 대대적인 IS 콘텐츠 박멸작전을 전개, 극단주의 선전이 담긴 인터넷 페이지 2만6천개 이상을 제거했다고 25일 발표했다.
21∼24일 전개된 이번 온라인 작전에는 구글, 텔레그램,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 인터넷 업계가 동참했다.
작전의 주요 목표물 중에는 IS의 공식 매체 '아마크'의 서버가 포함됐다.
IS는 본거지에서 점령지를 모두 상실한 후에도 온라인에서 존재감은 여전히 압도적이며, '가상세계 칼리프국(칼리프가 지배하는 신정일치 국가)'를 추구하는 것으로 보인다.
벨기에 검찰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인터넷 주요 공간에서 IS가 일단 사라졌다"면서 "그들이 어떻게 다시 확산하는지 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tr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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