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英 여성의원 잇단 불출마에 "파시즘의 길 가고 있어"
"여성 의원 위협은 개인이 아닌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
정치광고 제재 안하는 페이스북에 대한 비판도 내놔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2016년 미국 대선에 나섰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영국 여성 정치인들이 모욕과 협박 등으로 잇따라 총선 출마를 포기한 것과 관련해 "(영국이) 독재나 파시즘의 길로 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딸 첼시와 함께 집필한 저서 '배짱 있는 여성들' 출간 및 각종 강연 등을 위해 현재 영국을 방문 중이다.
14일(현지시간) 일간 더타임스, 가디언에 따르면 클린턴 전 장관은 전날 킹스 칼리지 런던에서 열린 행사에서 이같은 입장을 나타냈다.
이날 클린턴 전 장관은 줄리아 길러드 전 호주 총리와의 대담을 가졌다.
영국은 오는 12월 12일 조기 총선을 앞두고 있다.
최근 니키 모건 보수당 의원 등 일부 여성 의원들은 성폭력과 살해 위협 등을 포함한 온라인상의 협박과 위협을 이유로 잇따라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여성들이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그 이유로 그들이 직면한 위협 때문이라고 얘기했다면 이는 개인에 대한 위협이 아니라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우파나 좌파에 있는 선동가들 때문에 민주주의 하에서 출마를 위협받는다면 이는 독재나 파시즘으로 향하는 길과 같다"고 비판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정치 광고를 제재하지 않기로 한 페이스북의 결정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였다.
클린턴 전 장관은 "그들은 노골적인 거짓을 광고하고 돈을 벌 것"이라며, 구체적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측이 민주당 대선 주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을 저격한 광고를 지목했다.
페이스북은 바이든 전 부통령이 아들 헌터 바이든을 돕기 위해 우크라이나에 10억 달러(약 1조 1천800억원)를 줬다고 주장하는 트럼프 대통령 선거 진영의 정치 광고를 한동안 게재하면서 민주당의 포화에 시달린 바 있다.
CNN·NBC 등은 이 광고가 거짓을 담고 있다며 방영을 거부했었다.
클린턴 전 장관은 "기술은 사람들이 이를 따라잡을 수 있는 능력, 무엇이 진짜이고 그렇지 않은지를 이해하는 능력을 앞서나가고 있다"면서 "이는 우리 정부나 당신네 정부, 어떤 기관에 의해서도 아직 해결되지 않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최소한 공평한 경쟁의 장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브렉시트는 민주주의가 갖고 있는 진짜 문제와 의견 차이의 징후라고 설명했다.
미국처럼 영국도 분열돼 있다고 진단한 그는 "영국이 다시 창의성을 보여주는 한편, 모든 이들에게 좋고 전 세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갖는 미래를 계획하는 나라로 돌아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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