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금 20%이상 손실 위험 '고난도' 사모펀드 은행서 판매 금지(종합2보)
사모펀드 최소투자액 1억원→3억원…고령자 기준 70세→65세
소비자피해 발생시 관리 잘못한 CEO 제재 근거 마련
내달 DLF 분쟁조정 시작…"철저히 투자자보호 관점서 처리"
(서울=연합뉴스) 박상돈 박용주 기자 = 내년부터 은행에서 원금의 20% 이상 손실 위험이 있는 고난도 사모펀드 판매가 금지된다.
사모펀드 최소투자액은 3억원으로 높아지고, 더 강력한 투자자 보호 장치가 적용되는 고령 투자자 기준선은 만 65세로 낮아진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14일 이런 내용 등을 담은 고위험 금융상품 투자자 보호 강화를 위한 종합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대규모 원금손실이 발생한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한 방안들이다.
우선 금융당국은 은행에서 고난도 사모펀드를 판매하는 것을 금지하기로 했다.
금융당국은 이번에 '고난도 금융투자상품'이란 개념을 도입했다. 원금을 20% 이상 잃을 수 있는 상품 중 상품 구조가 복잡해 투자자가 이해하기 어려운 상품을 말한다.
원금 비(非)보장형 파생결합증권 대부분과 일부 파생상품이 해당하는데 지난 6말 기준 원금 비보장형 파생결합증권 가운데 원금의 20%를 넘는 손실 위험이 있는 상품의 규모는 74조4천억원이라고 금융위는 설명했다.
은행에서는 고난도 금융투자상품 중에서도 위험상품인 사모펀드와 신탁상품을 판매할 수 없다. 보험업권에도 은행업권과 같은 제한 제도를 시행한다.
다만 은행 고객이 고난도 사모펀드를 원하는 경우 사모투자재간접펀드(사모펀드에 50% 이상 투자하는 공모펀드)에 가입할 수 있도록 했다.
은행은 원금 손실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작은 공모펀드 위주로 판매하라는 취지다.
사모펀드의 최소 투자금액은 1억원에서 3억원으로 상향 조정한다. 레버리지(차입)가 200% 이상인 펀드는 최소 투자금액을 3억원에서 5억원으로 높인다. 이는 사모펀드에 투자할 수 있는 일반투자자 요건을 강화하는 조치다.
이번 DLF 사태에서 전 재산 1억원을 투자한 사례가 발견되기도 했는데 이런 점을 고려해 충분한 위험감수능력이 있는 일반 투자자가 자기 책임 하에 사모펀드에 투자하도록 하려는 것이다.
녹취의무와 숙려 제도가 적용되는 고령 투자자는 만 70세 이상에서 만 65세 이상으로 대상을 확대한다.
녹취의무·숙려제도는 고난도 금융투자상품 판매 시에는 모든 일반 투자자에게 적용하고 그 외 금융투자상품에는 고령 투자자와 부적합투자자에게 적용하는데 이때 고령 투자자 적용 범위를 넓히는 것이다.
65세 기준을 적용할 경우 적용 대상자가 237만명 정도 늘어나는 것으로 금융당국은 추정했다.
금융당국은 규제 회피 목적으로 공모펀드를 사모펀드 형식으로 쪼개 판매하는 편법행위도 적극 차단하기로 했다.
형식상 사모펀드라도 기초자산과 손익구조가 동일하거나 유사한 경우 원칙적으로 공모펀드로 판단해 규제할 방침이다.
이번 DLF에서 드러난 금융사의 내부통제 문제는 경영진의 책임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보완했다.
금융상품 판매와 관련한 내부통제 기준을 마련하고 내부통제에 관한 경영진의 관리 의무를 부여해 소비자 피해가 발생할 경우 관리·감독이 소홀한 경영진을 제재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만드는 것이다.
불완전판매에 대한 제재도 대폭 강화한다.
이번 DLF 사태처럼 심각한 불완전판매의 경우 금융사 수입의 최대 50%까지 징벌적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게 된다. 적합성과 적정성 등 원칙을 위반했을 경우 최대 3천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한다.
이번 DLF 사태와 관련한 금융사 제재 및 분쟁조정 절차는 철저히 투자자보호 관점에서 신속하고 엄정하게 진행한다는 원칙을 제시했다.
금감원은 손실이 확정된 대표적인 사례를 대상으로 12월 중 분쟁조정위원회를 열 예정이다.
은성수 금융위원장 이날 브리핑에서 "금감원의 (DLF 관련 금융사) 검사 결과에 따라 책임을 질 사람이 있다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책임지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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