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탄핵청문회 와중 에르도안과 '회담 밀착'…긁어 부스럼?
WP "트럼프, 친서 통해 양국 관계 개선 유인책 패키지 이미 제안"
시리아 철군 후폭풍 가시기도 전에 역풍 재연 가능성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미·터키 정상회담을 갖는다.
이번 정상회담은 마침 미 하원에서 '우크라이나 스캔들' 관련 첫 공개 청문회가 열리는 날 이뤄지는 것이다.
미·터키 정상의 '밀착'은 지난달 엄청난 파문을 일으켰던 '시리아 철군' 파문 등을 환기하면서 또 다른 논란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고 미언론들은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이 에르도안 대통령에게 미·터키 관계 개선을 위한 유인책 패키지를 이미 제시한 상태라고 행정부 고위 당국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에르도안 대통령에게 보낸 친서를 통해 1천억 달러 규모의 무역 합의 및 터키의 러시아에 S-400 지대공 미사일 도입에 따른 미국의 제재를 회피할 해결책 마련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입장을 전달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제안은 미 하원이 지난달 시리아 공격과 관련, 대(對)터키 제재 법안을 압도적 찬성으로 통과시킨 가운데 의원들을 격노케 할 수 있다고 WP는 내다봤다.
앞서 미국은 러시아제 S-400 지대공 미사일을 도입한 터키에 대해 기밀정보의 러시아 유출 가능성을 내세워 F-35 전투기를 판매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며 갈등을 빚어왔다.
트럼프 행정부가 터키의 러시아제 S-400 지대공 미사일 도입과 관련해 설정한 레드라인은 S-400이 미국의 F-35 전투기에 대한 접근을 허용하는 방식으로 실전 배치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고 고위 당국자가 WP에 전했다.
이과 관련, 터키가 인도받은 시스템을 배치하지 않았다는 것을 분명히 하기 위해 미국 측의 모니터링을 받도록 하고 F-35 시스템에 다시 편입하는 방안이 하나의 해결책으로 논의되고 있다고 WP는 보도했다.
의회 전문 매체 더 힐도 "트럼프 대통령이 탄핵 드라마 와중에 에드로안 대통령과 회담을 가짐으로써 고위험에 직면했다"며 "이번 정상회담은 에르도안 대통령과의 통화 직후 발표했던 시리아 철군 방침에 대한 비판론을 재점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에르도안 대통령을 껴안으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시도가 의회 내 공화당 우군 그룹을 다시 한번 괴롭힐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앞서 미 의회 내 친(親)트럼프 진영 및 전통적 지지층마저 터키의 북동부 공격 이후 미·터키 정상회담 개최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취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시리아 철군 방침으로 터키의 시리아 북동부 공격을 묵인하고 IS(이슬람국가) 격퇴를 도와온 쿠르드 동맹을 헌신짝처럼 내버렸다는 거센 후폭풍에 직면한 바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에르도안 대통령에 대해 '친구'라고 부르며 '스트롱맨들과의 브로맨스'를 다시 한번 연출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3일 터키가 시리아 북동부 접경에서 쿠르드족에 대한 공격을 중단하고 휴전을 영구화하기로 했다면서 터키 공격에 대응해 부과한 제재 해제 방침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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